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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커버스토리 등록 2002.11.21(목) 제435호

[표지이야기] 그에게 합종책의 열쇠가 있다

왜 정몽준인가…탈당파 흡수 등 한나라당의 연횡책에 맞서 필승의 지역연합을 추진할 인물

완강한 반대에 밀려 실낱같이 느껴진 후보단일화가 여론을 배경으로 함성으로 변하더니 마침내 노무현 후보의 전향적 태도와 11월16일 후보 간 합의로 현실이 돼간다. 단일화 합의는 지난 8월10일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통합신당’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후보단일화를 요구한 지 꼭 3개월 6일 만의 일이다. 평화·개혁 세력은 이로써 국민의 60~70%에 이르는 이른바 ‘반창’(反昌) 표를 결집시켜 싸워볼 수 있는 마지막 찬스를 잡았다.

중국의 전국시대를 생각해 보라

이제 단일후보를 정해야 한다. 유리한 전략적 정세를 조성하는 데 좀더 적합한 조건을 갖춘 단일후보가 상대적으로 큰 본선경쟁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단일후보 여론조사에서 반창 유권자들은 개인적 선호도가 아니라 필승의 본선경쟁력을 기준으로 물음에 답해야 한다. 그렇다면 평화·개혁 세력은 지금 어떤 정세에 놓여 있고, 어떤 전략을 추진해야 하나

지금 정세는 2300여년 전 중국의 전국(戰國)시대와 비슷하다. 당시 서쪽에는 큰 진(秦)나라가 있었고, 동쪽에는 북에서 남으로 늘어선 작은 6국이 있었다. 소진(蘇秦)은 진의 동진정책을 막기 위해 6국을 북에서 남으로, 즉 종적(縱的)으로 연합시키는 합종책(合縱策)을 추진했다. 반면, 진나라의 재상 장의(張儀)는 이들을 각각 서쪽의 진나라와 횡으로 동맹을 맺게 하는 연횡책(連橫策)을 추진했다. 소진의 합종책은 6국의 안전을 보장해주었다. 그러나 소진 사후 6국은 차례로 진과 연횡해 안심하고 있다가 다 먹히고 말았다. 이회창 후보의 충청도 공들이기, 자민련 의원 개별흡수, 왕년의 탈당파를 끌어안는 ‘큰바다’ 전술 등은 모두 동에서 서로 진출하려는 연횡책에 속하는 반면, 과거의 DJP는 북과 남을 연합시키는 합종책에 해당한다. 선거 때마다 합종책과 연횡책은 치열하게 맞부딪쳤다. 그러나 연횡책은 지난 수십년 동안 줄곧 성공했고, 합종책은 오직 1997년에만 성공했을 뿐이다.

이런 정세에서 필승후보란 합종책 추진에 상대적으로 적합한 후보다. 그간 ‘뺄셈정치’에 치우친 노 후보는 이번 단일화 합의로 엄청난 ‘덧셈정치’를 감행했다. 노 후보는 JP·이인제·충청도·이한동·후단협 등을 향해 합종책을 추진할 큰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노 후보가 덧셈정치로 크게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이미지의 하중 때문에 이들의 온전한 신뢰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노무현 단일후보로는 남북합종이 어려워 야당의 연횡책에 밀릴 위험이 높다.

중부권·충청·호남 + 강원도·울산

반면 정몽준 후보는 그간 중도적(中道的) 국민통합 이미지를 강화해왔고, 충청도와 중부권 정치세력으로부터도 잠재적 지지를 받고 있어 중부권·충청·호남을 연결하는 남북합종을 성공시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게다가 정 후보는 한나라당의 연횡책을 막는 서쪽의 남북합종과 별도로 강원도와 울산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합종책으로 한나라당의 영남아성을 타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정 후보로는 서쪽의 남북합종이 자연히 동쪽의 남북합종과 연결되어 거국적 국민결집이 가능하다. 말하자면 정 후보로는 정세를 유리하게 바꿔놓는 이중적 합종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승패는 2% 안팎의 득표율 차이로 갈릴 것이다. 따라서 1%의 미세한 차이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본선경쟁력 면에서 정 후보는 이런 간발의 차이로 이회창 후보를 이길 개연성이 노 후보보다 크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누구로 단일화되든 두 후보 지지자들은 대동단결해 단일후보의 당선을 위해 총력투쟁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간 줄곧 후보단일화를 외쳐온 탈당파들도 민주당으로 복당하든 국민통합 21로 입당하든 총력투쟁의 대열에 참여하는 큰 정치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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