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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커버스토리 등록 2002.11.07(목) 제433호

[표지이야기] 설마가 대세 잡을라!

한나라당, 후보단일화 가능성 희박 예상… ‘마의 40%’ 돌파 선거전략에 집중 태세

“후보가 단일화돼서 맞붙으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게 위협적인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 선대위 기획위원장인 김문수 의원의 분석이다.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움직임에 대한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대체로 이렇다. 김 의원은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되더라도 대세에 큰 지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회창 후보의 당선을 예측하는 비율이 이미 72%를 넘어섰고, 지지율도 상승추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정 이득 없어… 1% 가능성도 차단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단일화 이후의 승리 가능성에 대한 회의다. 노 후보로선 정체성과 정통성까지 반납하며 정 의원을 지지했다가 패배할 경우 ‘소금도 잃고 짠맛도 잃는 신세’가 되고, 정 후보도 노 후보를 지원했다가 패배할 경우 기업까지 어려워지는 무모한 도박을 감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40일 남짓한 기간이 단일화를 이뤄내기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시간이라는 점이다. 셋째, 양쪽 진영의 복잡한 속사정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통합이나 경선이나 단일화 등 어떤 형태의 후보단일화도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나라당 선대위쪽 정세판단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후보단일화 얘기만 나오면 융단폭격을 퍼붓는다. 이상백 정책위의장은 “후보단일화는 영혼까지 파는 파우스트적 작태”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굉장히 민감한 반응이다. 후보단일화가 될까 하면서도 내심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획단 핵심 관계자는 “내부의 긴장을 조성하면서 떨어지는 낙엽에도 조심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의 경우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하며, 대세론에 안주해 방심하기 쉬운 조직을 다잡는 데도 단일화 위협을 적절히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병기 정치특보는 “단일화가 되겠는가 하는 의문이 들지만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으므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일단 단일화가 되면 노무현 후보쪽으로 될 것으로 예측한다. 김문수 의원은 “노 후보가 물러설 이유가 없는데다 지지율이 오르는 추세인 반면, 정 의원은 지지율이 하락추세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정세판단에 따른 한나라당의 막판 선거전략 기조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포지티브 전략이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마의 40%’를 돌파하려면 ‘반DJ정서’에 기댄 네거티브 전략으론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핵심은 ‘선진화’라는 화두다. ‘나라다운 나라’라는 슬로건도 여기에서 나온 개념이다. 국가혁신위는 조만간 ‘집권 이후 개헌 공론화’를 제시해 헌법논쟁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계획이다.

포지티브 전략에 청와대 공격 자제

둘째, 청와대쪽과의 평화유지 정책이다. 한나라당은 아무리 힘이 빠졌더라도 청와대의 철저한 중립유지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한다. 김대중 대통령에게 국가원로자문회의 의장 직을 보장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뒷말이 나오는 김홍걸씨의 선고기일 연기신청에 침묵을 지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직자들에게도 DJ에 대한 공격 자제령을 내렸다. 지금 단계에선 DJ에 대한 공격이 득표율 향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기획단의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쪽과도 이심전심으로 얘기가 통하고 있다. 정부기관에서 제공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자료로 이회창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재개되지 않는 한 청와대와의 암묵적인 평화협정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로, 내부 기강해이에 따른 돌발사태 방지다. 이를 위해 권역별 연석회의를 열어 조심스러운 언행과 처신을 당부하며, 지구당별 득표율을 할당해 조직을 다그치고 있다. 각종 단위별 회의에선 칭찬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미흡한 점만을 지적하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대선기획단은 ‘공무원 접촉 조심’, ‘지역감정 자극발언 조심’, ‘논공행상 거론금지’, ‘방송사와 관계개선’, ‘후보 경호철저’ 등 5대 지침을 내렸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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