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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복 벗고 대선 맞수로! 이·노 후보 진영에 합류한 판사 출신 두 특보… 유권자의 판결문 기다리며 거리의 승부 펼쳐
촉망받는 판사로 ‘법조 선배’를 따라
이회창·노무현 후보가 그렇듯, 두 특보 역시 닮은 동시에 서로 다르다. 이제 대통령 후보가 된 선배 판사를 진작부터 존경했다는 점에서는 서로가 빼박았지만, 존경을 불러일으킨 ‘정치적 판단’ 내용은 확연히 다르다. “법조계에서 이 후보는 ‘전설적’인 존재죠. 우리 당이 보수성향이 강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 후보만큼은 누구보다 개혁적이라고 믿습니다. 소수와 약자를 위한 소신판결을 해온 이 후보를 판사 시절부터 존경했습니다.”(나 특보) “연수원 시절, 연수원생들의 자체 설문조사 결과 존경받는 법조인으로 뽑힌 당시 노무현 의원을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김구 선생 이후 면면히 이어온 민주세력의 정통성이 지금 노 후보에게 있다고 확신합니다. 대의명분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역사를 위해 노 후보를 돕겠습니다.”(박 특보)
두 특보의 요즘 고민은 한국 정치판에 적응하는 것이다. 객관적 입장을 유지하며 공정성을 생명으로 삼는 판사의 ‘문법’과 달리, 어느 한쪽의 편파에 가담해 목적을 위해서라면 상대에 대한 무차별 공격도 마다하지 않는 정치인의 ‘문법’이 너무 다르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판사가 소수의 권익을 지키는 보루라면, 정치인은 그런 가치를 남보다 앞서 이끌어낼 수 있는 첨병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제 스스로가 그런 정치인이 되기까지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죠.” 정치입문 두달째를 맞는 나 특보의 말이다. “당내 권력투쟁에 익숙지 않은 것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그렇지만 지난 50년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주류를 딛고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데 반드시 일조하고 싶습니다. 양심세력·개혁세력이 새로운 주체로 일어서야죠.” 정계투신 한달째인 박 특보의 말이다. 두 특보 모두 오는 2004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두 사람의 운명이 갈릴 첫 번째 승부는 12월 대선이다. 평생의 ‘사표’로 삼은 선배 판사들이 대선 이후 어느 길을 걸을지는 이들의 정치생명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심판대 위에 서 있다가 거리로 내려온 두 특보는 이번 겨울, 3600만 유권자의 평결이 담긴 인생 최대의 ‘판결문’을 받아 읽게 될 것이다.
안수찬 기자/ 한겨레 정치부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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