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 2002년11월07일 제433호 

“경선 거치면 표심 잡는다”

노무현 의원쪽 임채정 민주당 정책위원장, 정치 현실 무시 못해 경선 통한 단일화 제안


사진/ "단일화는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각오와 결의의 문제다." 임채정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상대적으로 단일화에 적극적 입장을 표명했다. (이용호 기자)


임채정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단일화 얘기가 처음 나올 때 “무원칙하거나 패배주의 둘 가운데 하나”라고 꼬집은 바 있다. 노무현 후보가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다음날인 11월4일 그를 만났다. 그는 “정치적 현실과 타협한 것”이라고 물러섰다.

결단 내리면 경선 충분히 가능

노 후보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단일화 경선을 제안했나.

선대위 본부장단과 2~3일에 걸쳐 여러 번 논의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쳤다.

원래 정책적 정체성의 차이를 들어 단일화에 부정적이지 않았나.

결론적으로 정치적 현실과 타협한 것이다. 이념과 정책, 살아온 과정 등이 다른 두 후보가 단일화한다는 것이 원칙적으론 맞지 않다. 그러나 수구냉전적이고 역사를 후퇴시키는 세력과의 싸움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단일화 논의가 길게 진행되면서 국민이 피곤하고 혼란스러워했다. 이런 탓에 정책적 전선과 논점이 형성되지 않은 채 대선이 왜곡됐다. 이런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의 연쇄탈당을 막기 위한 것 아닌가.

그런 측면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솔직히 당내 잡음과 분열을 치유할 필요가 있었다. 그것은 당의 의무다. 당선 가능성을 놓고 회의와 패배주의가 많았다. 모든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자는 것이다.

경선을 하려는 의지가 있나.

정말 한번 하자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도 그쪽이 받아들이면 한다는 합의를 거쳤다. 받기만 하면 정말 할 것이다.

일정상 물리적으로 가능한가.

그래서 빨리 대답해달라는 것이다. 서두르면 할 수 있다. 19일까지는 끝내야 한다. 20일부터는 홍보물 등 등록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경선이 선거법상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데….

방법은 있다. 실무적으로 다 검토했다.

정몽준 의원이 얘기하는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한 단일화는 어려운가.

그것은 밀실야합 정치의 전형이다. 공당의 후보는 자기 혼자 몫이 아니다. 당원 것이고, 국민의 것이다. 어떻게 당사자 둘이서만 결정할 수 있나 사당이나 사조직도 그렇게 하긴 어렵다. 하물며 노 후보는 국민참여경선에 의해 당선됐다.

단일화하면 이기나. 여론조사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긴다고 본다. 가능성이 없으면 경선을 제안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여론은 변한다. 여론조사를 자주 하는 것은 변하기 때문이다. 노풍과 정풍에서도 그것을 경험했다. 국민의 생각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변한다.

당사자 합의는 밀실야합 정치

정 의원은 경선보다는 현실적인 당선 가능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태도인데….

지지율이 역전되면 정 의원도 아무 말 않고 물러서야 한다는 논리다. 그렇게 약속한다면 그 답변의 성실성을 인정하겠다. 그러나 당선 가능성은 유동적이고 가변적이다. 우리는 오르는 추세고, 정 의원쪽은 내려가는 흐름이다. 어떤 시점에서의 당선 가능성을 말하는지 물어봐야겠다.

정 의원은 “내 표는 노 후보쪽으로 가지 않지만 노 후보 표는 내게 온다”고 말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근거나 논리가 부족하고 설득력이 없는 얘기다. 국민의 정치적 판단력에 대한 도전이며, 주장을 위한 주장이다. 대선이란 반짝인기에 의지해 되는 게 아니다. 정 의원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고 도전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단일화는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각오와 결의의 문제다. 노 후보는 준비가 돼 있다. 살아온 과정이 이를 입증한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




↑Back to th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