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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커버스토리 등록 2002.10.24(목) 제431호

[표지이야기] ‘대이라크 공격’ 중국 지원 압박용

미 국무부가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을 뒤늦게 발표한 배경은 무엇인가

미 국무부가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했다는 내용을 뒤늦게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접적 이유는 미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 등 우방국들과 대처방안을 놓고 협의하는 사이, 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USA Today)가 이런 내용을 취재해 기사화하려 하자 서둘러 발표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미국 정부 내 대북 강경세력이 북-미 기본합의를 깨기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에 이런 사실을 흘리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비롯해 미 정부 내 대북 강경세력이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노골적 반감을 표시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때문에 북한이 비밀 핵개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시인했음에도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풀자는 신중론이 대두되자, 이를 공개해 제네바합의의 틀을 깨려 했다는 것이다.

좀더 복잡한 시나리오도 있다. 미국의 전략정보 분석업체인 <스트랫포>(www.stratfor.co.kr)는 “미국 정부가 대이라크 군사행동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북한 핵문제를 공개했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내놨다. 이 업체는 켈리 차관보가 베이징을 방문하기 전날 북한 핵문제를 공개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애초 켈리 차관보는 존 볼턴 부장관과 함께 중국을 방문해 한주 앞으로 다가온 장쩌민 국가주석의 방미와 관련한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었다. 장 주석의 마지막 미국 방문외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번 회담을 위해 중국 당국은 그동안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미 국무부의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 폭로에 따라 장쩌민 주석과 부시 대통령이 10월25일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벌일 정상외교에서 이 안건이 주요 의제로 급부상했다. 이라크 공습에 대한 중국쪽의 지원 또는 묵인이 필요한 미국으로선 “만약 미국이 이라크 공습에 나서지 못할 경우, 이른바 ‘악의 축’의 하나인 북한쪽으로 공세의 화살을 겨냥할 수 있다”며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국제사회에서 강대국으로 대접받기를 바라는 중국으로선 이웃 나라이자 전통 우방국인 북한이 세계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무장을 할 경우 커다란 외교적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두고보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미국으로선 대이라크 군사행동에 대한 중국의 지지나 묵인과 함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압력행사를 동시에 얻어낼 수 있는 절묘한 시점에 북한 핵문제를 공개했다는 것이 이 업체의 분석이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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