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 2002년10월17일 제430호 

과연 누가 진짜 적인가

“아직도 부족하단 말입니까”…한총련 이적단체 규정에 대한 각계인사들의 항변

소설가 박범신


사진/ (한겨레 장철규 기자)


한총련은 1993년 이후 현실적으로 한국 학생운동의 중심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들은 우리 모두의 자식들이자 조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청년학도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적’으로 간주해야 한다. 왜냐하면 한총련은 여전히 이적단체이기 때문이다. 이래가지고서야 우리가 참으로 민주화를 이뤘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통일을 지향하는 우리의 적은 과연 누구인지 새 시대의 열린 정신으로 다시 물어야 한다. 과연 누가 진짜 우리의 적인가 한총련인가

가수 윤도현


사진/ (한겨레)


한총련이 나라를 말아먹을 정도의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죄인인 양 다루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예전에 정부와 대립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을 때는 답답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니지 않는가 다른 어떤 것보다 이적단체를 규정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이 문제다. 개인적으로 이데올로기에 관심이 많지 않고 사상을 떠나 평화롭게 살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국가보안법이 무시무시한 것은 무엇보다 사람들 사이에 적대감을 만들기 때문이다.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국회의원 김홍신(한나라당)


사진/ (이용호 기자)


한총련 구속·수배 학생을 생각할 때면 나는 그들의 어머니와 누이가 떠오른다. 자식과 동생 걱정으로 뒤척였던 밤이 벌서 여러 해이고, 풍찬노숙에 몸이 야위어 떨고 있을 아들과 동생 모습이 눈에 밟혀 이불을 치웠냈던 날들이 수백날이다. 정말 애잔하기 그지없다. 그들은 죄인이 아니다. 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왜 이런 고통을 주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너그러워져야 할 때다. 그들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건강하고 바른 청년들이었다. 혹 누군가 이들에게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의 대가를 충분히 치러야 한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분께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아직도 부족합니까”

국회의원 임종석(민주당)


사진/ (이용호 기자)


단지 학생회장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범법자를 만드는 것은 법 정신에 어긋나는 반인권적 법 집행이다. 최근 변화를 거듭한 한총련의 강령, 규약, 활동에서는 뚜렷한 이적행위를 찾아볼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남북 화해와 협력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철조망이 뚫리고 남북이 경의선 연결로 하나가 될 때, 아시안게임에서 남과 북 양쪽 응원단이 “조국! 통일!”을 주거니 받거니 외칠 때, 바로 그 순간에도 한총련 대의원이라는 이유로 감옥으로 끌려가는 대학생들이 있다. 이 땅에서 사상의 자유를 부정하는 반민주주의적·반인권 처사가 사라지길 간절히 염원한다. 다시 한번 상식의 눈으로, 시대변화에 맞는 미래지향적 사고로 한총련 문제를 바라봐야 할 때다.

서동만(상지대 교수·북한정치)


사진/ (이용호 기자)


6·15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공동선언은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의 기본정신을 잇는 역사적인 문서이다. 공동선언 제2항은 남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와 남측의 연합제가 공통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과거 한총련은 연방제 통일방안을 강령 속에 포함시켰다는 이유로 반국가단체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총련은 강령에서 연방제 조항을 삭제하고, 이를 6·15 공동선언의 제2항으로 바꿨다. 원천적으로 한총련을 반국가단체로 간주할 근거는 사라진 것이다. 물론 필자는 대학에서 교육을 하는 교수 입장에서 현재 한총련의 운동노선이나 행동이 좋다고만은 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한총련을 여전히 반국가단체로 낙인 찍는 것은 교육자의 양심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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