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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50만명이 죄인이라 굽쇼 한총련 이적단체면 대의원 뽑은 학생 모두 방조범…검찰의 자의적 법 적용 심각
학생회장 당선되면 범죄자?
한총련은 전국 183개 대학의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학생회 등 자치단체의 연합체다. 굳이 성격을 규정하면 대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는 자치조직이다. 한총련에 가입한 대학의 총학생회장 과 단과대 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선거로 선출되자마자 한총련의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대회의 당연직 대의원이 된다. 검찰은 한총련 제5기 의장을 지낸 강위원(31)씨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1998년 7월28일)에 따라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해마다 6~8월에 500~600명씩의 한총련 대의원을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으로 기소하고 전국에 지명수배한다. 학생회장 당선이 곧 범법자로 전락하는 순간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자신들의 대표로 뽑은 학생들에게는 아무 죄가 없는 걸까 변호사 출신의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한총련 대의원이 될 것을 뻔히 알면서 표를 행사한 학생들은, 법리적으로 보면 분명 방조범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1년에 1인당 1만2천~2만원가량을 한총련 운영비용으로 납부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1년에 두 차례씩 등록금과 함께 학생회비를 납부하는데, 학생회비의 1%가 총학생회를 통해 한총련에 전달된다. 대개 선거 참여율이 50% 안팎임을 감안하면 전국의 100만여 대학생 가운데 50만명가량이 해마다 한총련이라는 이적단체 ‘구성’을 돕고 있으며, 학생회비를 내는 대학생 모두가 이적단체에 활동자금을 지원하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이 된다. 검찰이 법 집행을 충실히 하려면 이들을 모두 처벌해야 하는 것이 논리적 귀결이다. 검찰은 또 직선으로 뽑힌 한총련 대의원들만을 검거대상으로 삼을 뿐, 한총련 중앙간부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 실제로 대의원대회는 1년에 한 차례 열릴 뿐, 주요 정책은 중앙집행위·정책위·조직위·사무처·투쟁국 등 중앙간부들이 만들고 집행하는데도 말이다. 검찰의 법 적용이 이처럼 자의적인 것은 국가보안법 자체의 애매모호성에서 비롯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헌법재판소도 국보법에 대해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법률 없이는 형벌도 없다”는 죄형법정주의를 위배하는 것으로 판시한 바 있다.
전대협 때도 이러진 않았다
한총련의 전신인 전대협과 견줘도 마찬가지다. 전대협은 한총련과 노선이 비슷했으며, 오히려 더 과격한 주장과 시위를 많이 했는데도 이적단체로 규정되지는 않았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권대통령을 둔 현재 인권상황이 군사독재정권 시절보다 오히려 더 열악해진 것이다. 강만길 상지대 총장(한총련 합법적 활동보장을 위한 범사회인 대책위 상임공동대표)은 “북한의 대남전략전술을 추종하는 소수 몇몇의 학생들이 한총련 안에 있다고 해서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볼 수는 없다. 법을 위반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책임자에게 법적 추궁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총련 이적규정의 가장 큰 모순은 6·15 공동선언 이후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한총련이 이적판단의 주요 배경인 연방제 지지 강령을 삭제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제 강령 대신 이런저런 자료집을 이적의 근거로 내세운다. 김승교 변호사(법무법인 정평)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의 70%가 한총련 대의원들이지만, 이 가운데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는 3~4%에 지나지 않는다. 검찰의 기소 이유가 얼마나 엉성한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firi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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