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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여성이 아름답다” 유도 계순희 역도 리성희 등 인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소녀 장사들
북쪽 미녀 응원단은 힘센 여성을 좋아한다? 10월3일 오후 부산 구덕실내체육관. ‘유도 여왕’ 계순희(22)가 경기장에 들어섰다. 그동안 지휘자의 통제에 조직적 응원을 펼치던 북쪽 응원단이 갑자기 술렁거렸다. 너나없이 일어나서 ‘계순희’, ‘계순희’를 연호하며 까치발을 해서 앞 사람 어깨 너머를 기웃거렸다. 일부는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기도 했다. 마치 연예인들에 열광하는 남쪽의 오빠부대를 보는 듯했다. 북쪽 응원단은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으로 믿은 계순희가 이날 2회전에서 무너지자 발을 동동 구르거나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 이날 계순희는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땄다. 계순희는 경기를 마칠 때마다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고개 숙여 공순하게 인사해 겸손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계순희는 어릴 때 별명이 ‘이악쟁이’(북쪽 말로 다부지고 끈질기며 승부욕이 강한 사람)였다. 그는 첫 출전한 국제경기인 96년 7월 애틀랜타올림픽 48㎏급에서 금메달을 딴 공로로 인민체육인이 됐다. 계순희는 어릴 때 “계집애가 무슨 유술(유도)이냐”며 반대하는 할머니와 부모에게 “할머니, 녀자를 홀시하는 건 봉건이래요”라고 맞서 설득시킨 당찬 소녀였다.
10월1일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첫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북쪽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역도 여자 53㎏급의 리성희(23)는 북한 역도의 대표주자다. 리성희는 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 99년 세계선수권대회, 2000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용상에서 잇따라 세계 기록을 수립하며 58㎏급에서 ‘세계 최강’ 중국과 맞수대결을 벌인 몇 안 되는 선수 가운데 하나다. 평범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역도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2살의 나이로 전국청소년체육학교 여자대회에 참가해 천부적인 역사로서의 기질을 보이며 그 대회에서 우승했다. 리성희는 이후 북쪽 역도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 계순희와 리성희는 북쪽 사회가 체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발버둥친 90년대 중후반인 ‘고난의 행군’ 때 샛별처럼 나타났다. 이들은 굶주리고 지친 인민들에게 힘과 희망을 준 ‘아름다운 소녀 장사’였다. 이들은 강한 여성이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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