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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커버스토리 | 등록 2002.08.28(수) 제42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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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인재, 발견 즉시 신고하라! 우수인력 추천하면 포상하는 기업들… 인적 네트워크 통해 리스크를 줄인다
인재는 고정불변의 존재가 아니다. 시장 및 경영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시대에는 이거다 하고 인재상을 딱 부러지게 정의하기조차 힘들다. 특히 예전에는 기업별로 특정 제품을 독점적으로 팔 수 있었지만 기술력이 엇비슷해진 요즘은 제품 차별화도 어렵다. 자연히 기업 경쟁력의 열쇠가 제품에서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다.
인재를 알아보는 사람도 큰 인재
새로운 노하우도 자고 나면 벌써 옛것이 되고 마는 시절이다. 따라서 ‘항상’ 인재로 통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LG경제연구원 최병권 연구위원은 “기술과 전문지식이 쉽게 노화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업무 성취나 학벌 등 바깥으로 드러난 자료만으로는 그가 미래에도 높은 성과를 낼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그때그때 누가 인재인지를 식별할 수 있는 눈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인재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사람도 큰 인재’라는 얘기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은환 연구원은 “기술·산업환경이 복잡할수록 진정한 우수인재를 발견하기 어렵다. 그만큼 인재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중요하다. 가장 우수한 인재는 다른 인재를 알아보고 이들을 키우는 인재”라고 말했다. 인재를 알아보는 시야를 가진 사람을, 스카우트 인재 못지않게 중시하는 경향은 기업들의 ‘인재추천 포상금’ 제도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LG화학은 우수인력을 추천한 임직원에게 스카우트된 인재가 받을 연봉의 3%를 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LG전자 정보통신 부문 역시 3년 전부터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우수인재 추천제’를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이 추천한 사람이 채용되면 과장급 100여만원, 일반사원급은 30여만원까지 포상금을 준다. LG전자쪽은 “내부 직원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인재를 확보하면 서치펌(헤드헌팅업체)을 통해 스카우트하는 것보다 비용도 적게 든다. 아는 사람을 통하는 만큼 충분히 검증된 우수인재를 뽑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치펌을 통하면 스카우트 대상자가 받는 첫해 연봉의 15∼3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요즘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는 학벌 위주의 전통적인 고급 두뇌, 즉 수재형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업무역량뿐만 아니라 조직 융화나 품성을 더욱 중시한다. 거액의 연봉만 좇는 인재라면 더 많은 연봉을 주는 곳으로 언제든지 떠나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사내 임직원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자신을 추천한 사람과 같이 일하게 된 만큼 스카우트된 인재가 책임감을 더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구축된 인적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우수인재가 줄줄이 모여드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도 있다.
사장단 인사평가에 인재확보 실적 반영도
이런 효과를 겨냥해 현업 부서를 중심으로 이른바 ‘타깃 리쿠르팅’ 시스템을 짜는 기업도 늘고 있다. SK(주)는 인사팀보다는 실무자가 그 분야의 입소문 등을 통해 외부 인재를 잘 안다는 점을 활용해 핵심인재 확보를 각 사업부 단위에 맡겼다. 제일제당과 LG CNS는 사업분야별로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스카우트 대상 인재 리스트를 마련하도록 부서장급에게 지시했다. 인재를 제대로 꿰뚫어보는 눈을 가진 사람은 아무래도 사장이다. 회사의 전체적인 틀과 전략을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국내 웬만한 기업의 사장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본인이 발로 뛰면서 인재를 찾는다. 삼성그룹은 사장단 인사평가에 우수인재 확보실적을 30∼40% 반영하기로 했다. 남의 능력을 사오는 것도 훌륭한 능력으로 평가받는 때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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