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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가도 정권만 바꾸면 된다" 영남 유권자들의 대선 제 1관심사… "이회창 좋아하지 않지만 지지한다"도 28.4%
정권교체 의지, 30대가 가장 확고
<한겨레21>의 영남민심 여론조사를 면밀히 살펴보면 영남 유권자들의 마음속에는 어떻게든 김대중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다음 대통령 선거에선 김대중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정치인이 당선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700명 가운데 71.1%인 497명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3.5%, 164명에 그쳤다. 올 12월 대선에 대한 영남 유권자들의 제 1의 관심사는 정권을 되찾아오는 데 집중돼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30대의 생각이 가장 확고했다. 30대 응답자는 79.0%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정치인이 당선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40대(73.7%)와 20대(68.3%), 60대 이상(67.1%)이 그 뒤를 이었다. 50대는 61.3%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각각 72.0%와 70.4%로 나타나 지역별 편차는 크지 않았다. 이들이 정권교체를 강하게 희망하는 밑바닥에는 피해의식이 놓여 있다. 영남인 다수는 김대중 정권 등장 이후 지난 5년동안 영남 지역이 불이익을 당했다고 믿고 있었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이후 영남지역이 불이익을 받았냐”는 물음에 53.7%가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34.7%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최근 대통령 감으로 거론되는 인사중 영남의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그 속내가 좀더 선명하게 감지됐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34.6%가 충청권 출신인 이회창 후보가 영남정서를 가장 잘 대변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부산 출신 노무현 후보는 20.6%를 얻는데 그쳤다. 나름대로 영남연고를 내세웠던 정몽준, 박근혜 의원도 겨우 9.6%와 6.1%에 머물렀다.
언제든 움직일 '불안한 지지'
그렇다면 영남 유권자들은 이회창 후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영남인들은 과연 그가 좋아서 지지하는 것일까 단지 그가 한나라당 후보이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어쩔 수없이 밀고 있는 것일까. “이회창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29.4%(206명)는 “좋아하고 다음 대통령으로 지지한다”고 답했다. 영남지역에서 적극적인 이회창 지지세력 비율이다. 반면 이와 거의 비슷한 28.4%(199명)는 “좋아하지 않지만 다음 대통령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좋아하지만 지지안한다”는 답변은 10.3%, “좋아하지 않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완전부정은 25.4%였다. 결국 영남 유권자의 절반 이상인 53.8%는 심증적으로 이 후보를 마땅찮게 여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28.4%가 무슨 이유 때문인지 이회창 후보를 영남의 대표주자로는 인정하고 있다. 그 덕분에 영남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50%를 넘어선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나 정치권은 △반 DJ 투쟁의 대표자 △정권교체 열망을 실현시켜줄 영남출신 대안부재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 △민주당에 대한 분노 등을 꼽는다. 결국 이 후보의 지지율은 이런 현실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다른 대안이 출현하면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좀 불안한 지지인 셈이다.
이 후보 한계 "포용력 부족"이 으뜸
영남 유권자들의 이회창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어떤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음 대통령으로 이회창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냐”고 질문을 던졌다. 결과는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 끊임없이 지적됐던 이 후보의 한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28.1%는 “포용력 부족”, 25.7%는 “귀족적이라 서민생활을 잘 모른다”고 답했다. 개혁적이지 않다(7·3%), 소속정당이 맘에 들지 않는다(5.2%)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특이한 것은 이회창 후보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답한 사람도 16.2%에 이른다는 점이다. 노무현 후보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700명 응답자의 5.7%에 불과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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