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묘책을 찾아라.”

노무현 후보의 주변에서 ‘노무현 정당’의 내실을 채워나갈 정책적 알맹이를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구태정치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국민에게 또렷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 무엇인지를 놓고 머리를 짜내고 있는 것이다.

당장 급한 문제는 8·8 재보선 공천을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묘수찾기다. 현재의 공천제도로는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면서도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을 공천하기가 쉽지 않다는 고민 때문이다. 이미 6·13 지방선거에서 상향식 공천제의 허점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을 경험한 터다. 더욱이 현행 집단지도체제 아래서는 공천이 계파간 나눠먹기로 진행될 수도 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방법은 ‘국민참여선정위원회’ 방식이다. 공천자 선정위원회에 민주당을 지지하는 외부의 신망 있는 인사를 50% 참여시키는 방안이다. 명망가뿐만 아니라 주부나 대학생, 전문가 등 여러 계층을 망라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100여명 정도의 선정위원회를 50명의 당내 인사와 50명의 외부인사를 위촉해 구성하자는 것이다. 국민의 호응을 받은 바 있는 국민참여경선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그 형식을 본뜨자는 아이디어다. 위원회 구성뿐만 아니라 심사방법에서도 획기적인 방법을 검토 중이다. 기업체에서 면접시험을 보는 것처럼 공천심사를 워크숍 형태로 진행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권력형 비리 척결을 위한 특별검사를 10명 이상 대규모로 도입하고 시민들로부터 광범위한 제보를 받자는 제안도 나왔다. 부패 부위에 특별검사제라는 ‘진공청소기’를 한꺼번에 들이대 권력형 비리를 구석구석 확실히 청소하자는 것이다.

공기업에 파견된 당내 인사를 모두 불러들이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른바 ‘낙하산’을 타고 공기업체 등에 진출해 정실인사라는 지탄을 받았던 당 관련 인사들을 모두 철수시키자는 것이다.

‘방탄국회’라는 희한한 단어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한 국회의원 회기 내 불체포 특권을 폐지하거나 정기국회에 한해서만 부여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물론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대다수의 반발이 예상돼 현실성은 적어 보인다.

이 밖에 당 안팎에서 꾸준히 거론돼온 ‘단골메뉴’도 적극 검토 중이다. △중앙당 폐지와 원내정당화 추진 △인사청문회 제도의 대폭 확대 △공직자비리 수사처 신설 △국회의장 자유투표 선출 등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