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대선후보 교체론’을 두고 ‘제2의 경선불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김기재·안동선·조재환·이근진·이윤수·송석찬 의원 등 후보교체론의 목청을 돋우는 의원들이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이인제 의원과 가깝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의 경선본부장이었고, 조 의원도 핵심 측근으로 활약했다. 이근진 의원은 국민신당 출신이다. 이근진 의원이 6월17일 연석회의에서 노 후보에 대한 험한 말을 쏟아내자 “차라리 한나라당으로 가라”는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지난 97년 신한국당에서 제기됐던 후보교체론도 결국 이인제 의원의 경선불복으로 이어졌다. 당시 후보교체론은 후보경선에서 패배한 민주계 일부가 주축인 정발협이 주도했다. 그때도 당내 공식 절차를 거쳐 선출된 후보를 바꾸자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론이 쏟아졌다. 더욱이 민주당 경선엔 국민선거인단 3만5천여명이 참석했다. 단순히 당내 의견만으로 후보교체를 검토하는 데 대한 문제제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작 이인제 의원은 “당내 경선을 통해 뽑은 후보를 교체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정몽준·박근혜 의원 등과의 연대를 통해 신당을 만든 뒤 다시 한번 후보를 뽑자는 그림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틀 안에서 후보교체를 추진할 경우 제2의 경선불복이라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월드컵팀의 선전으로 성가가 오른 정몽준 의원은 당외 인사라는 점에서 경선불복 논란으로부터 비켜서 있다. 그는 민주당에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데 대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정 의원은 “월드컵 이후의 일은 그때 가서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는 “노 후보와는 생각과 정책 등이 많이 다르다”며 민주당의 영입론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