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16강, 냉정한 베팅 승부를 예측하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유럽의 도박사들은 포르투갈·폴란드 점쳐
한국팀은 이번 2002 월드컵에서 과연 16강에 들 수 있을까? 아직 한번도 맛보지 못한 1승은 건질 수 있을까? 우승팀은 어느 나라가 될까? 승부를 예측해보는 것은 월드컵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우리나라의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주최국인데다 공동주최국인 일본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쟁심리도 작용한다. 지난 5월16일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4대1로 대승을 거두자, “히딩크호가 일을 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기대는 더욱 부풀어올랐다.
일본은 16강 유력 예측
하지만 승부예측에 보험사들보다 민감한 이들은 도박사들이다. 축구의 인기가 높은 유럽의 도박업체들에게 월드컵은 가히 ‘도박축제’라고 할 만하다. 대표적인 인터넷 도박업체인 윌리엄힐(www.willhill.com), 유로벳(www.eurobet.com) 등의 사이트에는 월드컵과 관련한 각종 도박상품이 넘쳐난다. 월드컵 우승국 맞추기에서부터, 경기별 승부 예측, 골 수 등 예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내기’의 대상이다. 도박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도박이라면 배우자까지도 건다는 타이·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월드컵 승부를 둘러싼 내기열풍은 뜨겁다. 싱가포르에서는 도박을 하다 발각되면 최고 사형에 처해지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월드컵 기간에 하루 50만달러(6억원) 이상이 불법도박에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돈이 걸린 만큼 도박사들의 예측은 철저하다.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윌리엄힐은 브라질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그 다음 우승 후보로 프랑스를 꼽았다. 레드브록스의 예상도 마찬가지였다. 실제 우승은 주최국인 프랑스가 했지만, 결승전에 두팀이 올라 도박사들의 예측력이 뛰어남을 보여줬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도박은 불법이므로 도박사이트에 돈을 걸었다가는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도박은 하지 않고 이들이 승패를 어떻게 점치는지를 살짝 훔쳐보는 것은 상관없다. 2002 월드컵 결과에 대한 도박사들의 예측은 어떨까? 윌리엄힐의 경우 지난 5월17일 현재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를 똑같이 배당률 5대1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배당률이 5대1이란 1만원을 걸었다가 맞출 경우 5만원을 준다는 뜻으로 배당률이 낮을수록 우승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것이다. 이탈리아(6대1), 스페인·브라질(이상 7대1)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유로벳도 아르헨티나·프랑스·이탈리아·브라질에 대해서는 똑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 다만 스페인에 대해서는 배당률 11대1로 윌리엄 힐보다 낮게 평가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윌리엄힐은 32개 참가국 중 우승 가능성을 25위(151대1), 유로벳은 29위(151대1)로 평가하고 있다. 아쉽지만 도박업체들은 우리나라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는다. 윌리엄힐은 우리나라가 속한 D조 4개국 중 포르투갈을 배당률 1.53대1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후보로 꼽았다. 이어 폴란드를 4대1로 꼽아 2위로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배당률 7대1, 미국은 우리보다 처지는 12대1이다. 유로벳은 포르투갈(1.58대1), 폴란드(3.5대1)를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보고, 우리나라와 미국을 나란히 10대1로 평가했다. 레드브록스와 슈퍼사커도 포르투갈과 폴란드를 1, 2위로 꼽고 미국과 우리나라의 배당률을 같게 평가했다. 외국 도박사들의 평가는 이처럼 냉정하다.
국내 축구팬들의 ‘애국적’ 베팅
도박이 금지돼 있고, 체육복표도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월드컵 결과를 예측해 ‘대박’을 노릴 길은 거의 없다. 기업체들이 승부 예측 행사에 경품을 내걸었지만, 대부분 물품 구입, 회원 가입 등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합법적인 내기 공간이라면 타이거풀스의 ‘FIFA 월드컵 TM 16강’ 게임 참여가 유일하다. 이 게임은 본선 8개조에서 조별로 2개국씩 16강에 진출할 팀을 맞추는 게임으로, 자기가 원하는 만큼 돈을 걸고 게임에 참가하는 축구복표의 일종이다. 지난 4월15일부터 시작돼 월드컵 개막일인 5월31일까지 판매되는 이 복표는 5월17일까지 1740만원어치가 팔렸다. 당첨금이 매출액의 50%이므로 16강 진출국을 모두 맞춰 전액을 받는다고 해도 대박이라고 하기는 조금 민망한 형편이다. 16강 진출국에 대한 게임 참가자들의 평가는 매우 흥미롭다. 5월16일 중간집계 결과를 보면, 게임 참가자들은 D조에서 16강에 들 후보로 포르투갈(93%)에 이어 우리나라(61%)를 꼽았다. 국내 축구팬들이 외국 도박업체들보다는 우리나라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본다. H조에서는 일본(70%)이 러시아(71%)와 함께 16강에 진출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애국심’이 영향을 끼치는 모양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