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 2002년05월22일 제410호 

축제의 서막은 어떻게 열리나

신비감 위해 철저히 비밀에 붙인 개막식 행사 맛보기

5월31일 오후 7시30분, 30억명의 축구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2002 FIFA 한·일 월드컵이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공동월드컵 협약에 따라 이번 월드컵에선 개막식은 한국에서, 폐막식은 일본에서 열린다. 한국 쪽은 2년 전부터 개막식 행사를 준비해왔지만 구체적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붙이고 있다. 신비감을 유지하다 한번에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계산이다. 진행 순서와 주제, 대략적인 규모 정도만이 공개됐을 뿐이다.

개막선언 끝나면 대규모 축무


사진/ 상암경기장의 개막식은 'From the East'를 주제로 소통과 어울림의 한마당을 연출한다. (박승화 기자)


개막식의 주제는 ‘From the East…’(동방에서…)로 잡았다. “온 인류의 정열과 사랑이 서울에 모여 감동적인 대소통과 조화로운 상생의 장을 완성하는 오늘, 세계는 들을 것이다. 동방에서 시작될 아름다운 평화의 메시지를….” 총감독 손진책(극단 미추 대표)씨는 “동방으로부터 평화, 상생, 화합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개막식 문화행사는 ‘환영-소통-어울림-나눔’의 모두 네 마당으로 구성된다.

조직위원회 위원장의 환영사와 FIFA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이 치사를 하고 개막선언을 한다. 그 순간 첫째마당 ‘환영’의 문이 열린다. 축무단과 기원패 400명이 대규모 축무로 세계의 손님을 환영한다. 무용의 주제가 환영에서 소통을 위한 기원으로 옮겨가며 둘째마당이 열린다.

둘째마당이 꾸는 꿈은 ‘소통’이다. 지구촌 전 인류가 함께 공감하는 평화를 실현하는 한바탕 소통의 풍물이 시작된다. 먼저 어린이들이 소통의 기원을 담아 조각배를 띄운다. 이어 열림패가 등장한다. 한국의 북이 둥둥 울리면 세계 각국의 온갖 타악기들이 한꺼번에 화답하면서 소리를 통한 소통이 시도된다.

셋째마당인 ‘어울림’에선 첨단 IMT2000 기술의 도움으로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대소통의 장관이 펼쳐진다. 그라운드 한가운데서 거대한 평화의 종이 솟아오르면, 관객의 참여로 종에 부착된 LCD 화면에 아름다운 영상이 흐른다. 개막식 현장 총연출 김찬형(제일기획 SP팀장)씨는 “소통을 이루는 첨단기술의 의미를 담을 수 있도록 백남준씨의 비디오아트를 상영하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장면과 방법은 공개할 수 없다”고 입을 굳게 닫았다.

진짜 출연자는 6만5천의 관객


사진/ 프랑스월드컵 개막식은 문화대국 프랑스의 위상을 한껏 곧추세웠다. (SYGMA)


이윽고 ‘나눔’의 넷째마당이 열린다. 전 관객이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한다. 박범훈 중앙대 교수(국악과)가 작곡한 <상암아리랑(평화의 아리랑)>이다. 손진책씨는 “전래 아리랑의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부문이 도입부에 변주되지만, 전체적으론 새로 작곡한 곡”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FIFA 공식가수인 아나스타샤가 월드컵 주제가를 부르면, 폭죽이 터지면서 화려한 불꽃 속에 개막식 문화행사가 막을 내린다. 물론 그 뒤엔 선수단 입장, 그리고 프랑스와 세네갈의 불꽃 튀는 개막경기가 이어진다.

개막식 문화행사엔 모두 2300여명이 출연하게 된다. 손진책씨는 “그러나 진짜 출연자는 6만5천명의 관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형씨는 “이번 개막식은 관중들의 참여가 절대적”이라며 “관중들은 경기 4시간 전에 입장해 사전에 첨단기기 등의 준비물을 받고 문화행사에 참여하는 연습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정적을 깨뜨리며 한 아이가 굴렁쇠를 굴렸다. 한국의 정서가 세계를 놀라게 한 순간이었다. 2002년 이제 인류의 눈길이 동방의 등불 한국의 서울 상암경기장을 응시하고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




↑Back to th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