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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축은 DJ-YS 합의" 5년전 김현철 비리 의혹을 폭로한 박경식씨는 ‘역사의 반복’을 어떻게 볼까
청와대를 전리품으로 보는 황태자들
5년 전에는 박 원장이 사태를 촉발했고, 지금은 최규선씨가 그 구실을 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캐릭터가 독특해 세간에서 박 원장과 최규선씨를 비교하는데. 나와 최규선씨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나는 비리를 폭로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온몸으로 권력과 싸웠지만, 최씨는 권력을 등에 업고 호의호식한 사람이다. 나는 진료기록용으로 폐쇄회로 녹화를 했고, 그 사람은 딴짓 하려고 녹음을 했다. 마치 방범용 폐쇄회로와 포르노 몰래카메라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 왜 이처럼 역사가 되풀이된다고 생각하나. DJ가 당선자 시절에 YS에게 ‘퇴임 뒤 평화’를 보장했을 때부터 이런 일이 반복될 거라고 확신했다. YS는 물론 현철씨 문제도 모두 덮어버리겠다는 뜻이었다. 자신을 뽑아준 국민을 배신한 것이다. 배신자의 말로는 언제나 똑같다. DJ는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어도 똑같은 합의를 요구할 것 아니냐. 친일파 문제가 그렇듯이, 역사청산을 하지 못하면 비극은 되풀이되는 것이다. 김현철씨와 ‘삼홍’은 비리 내용이 좀 다르지 않은가.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자기가 황태자인 줄 안다. 자기들 맘대로 이 나라를 뒤흔들고 삶아먹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상도동이나 동교동 모두 오랫동안 배고팠던 사람들 아니냐. 그러니 청와대를 마치 전리품처럼 생각한다. 모든 이권을 대통령을 통해서 챙길 수 없으니, 대통령 못지않은 아들에게 선을 대는 것이다. 아들이 없다면 사위한테라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늘 주류 쪽에 있었던 이회창씨가 대통령이 되면 좀 나아지겠는가. 어림없다. 그 사람들은 엘리트니까 오히려 더 노련하게 하겠지. 우리나라의 정치라는 게 돈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되는 구조다. 한표가 딱 10만원이다. 돈 안 드는 정치구조로 개혁하지 않으면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이 일반 유권자를 직접 못 만나게 하는 대신 여러 가지 다른 매체로만 만날 수 있도록 법으로 못박아야 한다.
현철씨 출마하면 겨뤄보겠다
5년 전 대통령 아들의 비리의혹을 폭로한 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는데, 혹시 후회하지는 않나. (주)메디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과 법원에 불려다니느라고 의사 생활을 제대로 못했다. 결국 법정구속까지 됐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세상은 무심하지 않다. 법정에서 나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김희완씨와 나를 수사한 김대웅 당시 서울지검 동부지청장도 사법처리될 운명이다. 메디슨은 결국 부도가 났다. 당시 YS를 하야시키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난 DJ도 하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통령 하야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내각책임제로 바꿔야 한다고 본다. 2000년 구속되기 전 자민련 서울 마포을 후보로 내정된 적이 있는데, 아직 정치에 뜻이 있나. 정치라는 게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 하는 것도 아니다. 요즘 현철씨가 출마를 준비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 사람하고 상도동이 있는 동작구에서 한번 겨뤄보고 싶다. 딱 일주일만 단기필마로 뛰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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