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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본색'은 어디에… 색깔론과 음모론에선 차이 보였으나 언론문제에는 한 목소리
중앙일보는 올 신년호 1면 머릿기사로 제시한 ‘10대 국가과제’에서 ‘예산의 1%를 대북지원에 쓰자’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놔 언론계의 화제를 모았다. 햇볕정책 지지와 국가보안법 개정 필요성 표명, 발행부수공사제도 수용 등으로 이어진 중앙일보의 변신은 편집위원회 설치와 가판 폐지까지 나아가면서 “언론계의 화제를 넘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관련 보도에서 조선·동아와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면서 중앙일보의 ‘변신’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음모론’과 ‘색깔론’이라는 시험을 무난하게 치른 중앙일보도 ‘언론사 국유화 및 폐간 발언’에 대해선 조선·동아와 별다른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했다. 민주당 경선의 이른바 ‘슈퍼 3연전’을 앞둔 지난 4월5일 중앙일보는 “대통령이 되면 주요 신문 국유화”라는 제목으로 1면 상단에 관련기사를 내보냈다. 또 사설에서는 “이인제 후보 쪽에서 제기한 노무현 후보의 언론 관련 발언이 너무 충격적이다”고 쓰기도 했다. 같은 날 1면 머릿기사를 통해 “‘집권 때 메이저 신문 국유화’/노무현 후보 ‘언론발언’ 파문” “노무현 ‘언론관련 발언’ 파문/‘집권하면 메이저 신문 국유화’”라고 대서특필한 동아·조선과 맥을 같이한 것이다. 이는 ‘김심’과 ‘음모론’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 말 보인 보도태도와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 중앙은 지난 3월23일치 사설에서 “근거없는 음모론이 나도는 것 자체가 국가적으로나 정치를 위해 불행한 일”이라며 “정치권, 특히 음모론을 지핀 이 후보 진영은 증빙자료가 있다면 즉각 공개해 이로 인한 혼탁과 불신을 일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비론을 잣대로 민주당 경선을 싸잡아 비판한 조선·동아의 보도와 다른 모습이었다. 한일장신대 신문방송학과 김동민 교수는 “색깔론과 음모론에 대해서 비교적 올바른 방향을 잡아가던 중앙이 노무현 후보의 언론관, 특히 소유지분제한에 대한 강한 소신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일까. 중앙일보는 지난 4월9일치 ‘오피니언’면에 이 같은 자사 보도태도를 비난하는 언론학자 이재경 교수(이화여대·신문방송학과)의 시론 ‘사실이 스스로 말하게 하라’를 싣는 일견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교수는 시론에서 노무현 후보의 언론 관련 발언에 대해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 또는 그를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김동규 교수는 “중앙이 자사 보도를 비판하는 시론을 지면에 반영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보여줬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불확실한 정치적 환경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소유구조개편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아직은 확언하기에 이르다”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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