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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저 밥이나 맛나게 드시라요” 북·중 합작 식당의 북한 종업원들에게 탈북자 문제를 물었더니…
이곳은 탈북자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색다른 창구다. 노란색 저고리에 푸른 치마를 입은 20대 초반의 여종업원들, 모두 평양에서 상업대학을 졸업한 이른바 출신성분이 좋은 사람들이다. 졸업 뒤 현장실습 명목으로 3년씩 근무한다. 이들에게도 탈북자는 골치 아픈 문제다. 한국관광객들이 별 악의 없이, 또는 좀 거들먹거리며 북한 식량난과 거리를 떠도는 탈북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묻기 때문이다. 북한 종업원들은 대부분 식량난이나 탈북자 존재 자체를 부인한다. “아직도 못 들었숨네까. 이제 식량배급이 제대로 됩네다. 여기서 쓰는 재료들도 모두 조국에서 가져옵네다. 그런데 탈북자는 무슨 놈에 탈북잡네까.” “모두 공화국서 넘어왔다고 하지만 조선족, 중국 거지들이 그렇게 떠드는 겁네다. 다 거짓말입네다.” 해마다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자가 500여명이 이른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충격에 휩싸인 듯 말을 더듬는다. “글쎄요…. 그런 일도 있습네까. 내래 잘 모르갔습네다.” 탈북자 존재를 인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신념이 약한 배신자로 몰아간다. 옌지의 한 북한식당 종업원은 “전부 질 나쁜 사람들만 가는 거랍네다. 조국에 대한 신념이 없는 사람들입네다”라고 대꾸했다. 이런 문제를 계속 얘깃거리로 올려 이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이들은 호되게 쏘아붙인다. “고저 밥이나 맛나게 드시라요. 왜 정치문제를 자꾸 나에게 묻는 거야요.” 북한의 가난과 거리를 떠도는 탈북자는 애써 외면하고픈 아픈 현실인지도 모른다. 탈북자에게 이런 북한식당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곳이 북한의 해외정보를 수집하는 연락소로 쓰인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탈북자들에게 “북한 식당에 함께 가자”고 말하면 기겁하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내래 북한에 다시 잡혀가기 싫습네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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