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 2002년02월20일 제397호 

게임세대가 미래를 만든다

중독된 신세대에서 21세기 개척자로… 새로운 지각방식에 따른 잠재력 주목하라

컴퓨터 게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와 어떻게든 말리려는 부모 사이의 총성없는 ‘세대전쟁’은 일상이 됐다. 우려는 담론을 낳는다. 게임 중독이 폭력성을 증가시키고, 사회성을 차단시키며…. 그런데 그게 전부일까. 대화를 포기하고 손가락질하면 그만일까. 이미 새로운 종족이 되어버린 게임세대를 소통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순간, 그곳에 새로운 미지의 세계가 버티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편집자

#1. 경기도 광명시의 한 카페


(강재훈 기자)


“밤새 게임한 적도 많지만 고3 되면서 좀 달라졌죠. 야자(야간자율학습) 끝나고 집에 가서 새벽 2시까지만 했어요.”

“정말? 넌 배려 잘하고 성실하잖아. 네가 대회 나가서 우승할 정도로 게임에 몰두했다는 게 안 믿겨져.”

“누구나 이중성이 있잖아요. 게임 시작하면 상대를 죽여야겠다는 경쟁심이 막 생기고 그래요.”

“그런데 왜 공부에선 경쟁심이 없어?”

“…. 온라인 게임에서 일대일로 붙을 때만 그래요. 학교 시험은 외우면 되는데 게임하느라 시간이 별로 없어서. 내신에 비하면 수능은 잘 나오는 편이었어요.”

신세대는 컴퓨터 게임으로 통한다

졸업식을 하루 앞둔 2월7일 오후. 이성준(19·광명고 3년)군과 담임 유선(34) 교사가 친구처럼 정다운 대화를 이어갔다. 이군은 전형적인 게임세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 닌텐도사의 비디오 게임 <패밀리>로 게임을 시작했고, 고3이던 지난해 여름 게임채널에서 개최한 온라인 게임 <트라이비스>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게임을 즐긴다. 그렇다고 그를 유난스런 경우로 보기는 어렵다. 학급의 70∼80%가 거의 매일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대회에서 상받았다고 자신을 새삼스레 보는 눈은 없다고 한다. 게임과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자기 생활을 통제할 줄 안다는 점이 눈에 띌 뿐이다. 물론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하며 놀고, 게임이 끝난 뒤에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또래집단의 친교방식에서 그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네가 성공회대 컴퓨터공학과에 지원해서 받은 예비합격자 순위가 너무 뒤여서 추가합격이 어려울 수도 있잖아. 너는 재수를 하면 아주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싫어요. 재수는 절대 안 해요. 뭐하러 인생에 도움도 안 되는 공부를 1년이나 더 해요. 차라리 전문대 가서 하고 싶은 공부하고 성공회대에 편입하는 게 물리적 계산으로도 훨씬 나아요.”

“그런데 왜 꼭 성공회대야?”

“인터넷으로 관련 자료 다 찾아보고 학교도 가보니까 딱 맘에 들더라고요. 이번에 면접 준비도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요. 전태일의 여동생이 연구교수로 들어갔다는 걸 알고 <전태일평전>도 읽었어요.”

슬슬 그의 게임세대적 특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떤 것들이 필요하고 그러니까 지금 뭘 하자는 식의 생각이 순식간에 든다 △한 가지만으로 절대로 만족할 수 없어 동시에 여러 개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수능이 끝난 뒤, 중3 때 온라인 게임을 시작하면서 의자에 줄곧 앉아 지내느라 순식간에 불어난 20㎏의 체중을 빼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하고, 자동차면허시험 준비와 영어 공부, 토끼 키우기 등에도 동시에 손을 댄 건 후자의 경우다. 그는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처럼 유행하는 게임 한 가지에 빠지지 않고 여러 게임을 두루 즐기는 이른바 ‘하드코어 게이머’다. <울티마 온라인>의 즐거움은 전자의 경우를 설명해준다. 게임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목표를 정하면 가구를 만들어 팔고 필요한 것을 사는 식의 상거래를 시작하고, 땅도 일구며 살다가 조금 지루해지면 모험도 해보는 게 아주 재밌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컴퓨터 게임은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이자 대체불가능한 놀이가 됐다.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펴낸 <200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청소년의 96%가 게임을 즐기고 있다.

“게임의 매력요? 누군가와 싸워서 이기는 것도 재밌지만 그 안에서 뭔가 계획하고 이뤄가는 게 좋아요. 목표를 정하면 게임에서 주어진 조건들을 변형하고 조작해 뭔가를 창조해가는 거.”

게임세대만이 갖는 특성을 스스로 자각하고 있을까? 판단력이 빨라졌다거나 사물이나 사안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고 직선적이라는 것이 자신의 진단이다. 선생님이 뭘 시키면 곧바로 “싫어요”라고 반응하는 친구들의 경우를 예로 든다.

게임 즐기며 경쟁력 있는 생존법 터득

온라인으로 이어진 수많은 사람과 게임을 하면서 얘기를 직접 나누다보면 자신의 편견을 깨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걸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공고 학생들을 깡패로 보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게임하면서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또 백수들도 단지 능력이 없어서 노는 게 아니라 일을 구하기가 힘든 배경이 있다는 것, 그냥 놀고 먹는 게 아니라 나름의 고민과 고통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고요. 사람은 다 똑같더라고요.”

서울 월천초등학교 이영철 교사는 26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이 교사는 아이들과의 소통을 늘 온몸으로 시도하고 함께 놀며 그 과정에서 개개인의 개성을 찾아내고 키워주는 방식을 실천해왔다. 70, 80년대 아이들과 공놀이와 학예발표회 등을 일상적으로 하며 부대꼈다면, 90년대 이후에는 게임의 세계에 직접 뛰어들어 아이들과 즐겁게 논다. 이 교사도 게임세대의 특성을 은연중에 느끼게 된다. “<스타크래프트>는 분명히 머리 좋은 아이들이 잘한다. 손도 빨라야 하겠지만, 전략·전술을 이해하고 응용하기 때문이다. 또 공격 타이밍 등이 아주 중요해서 직관력도 중요하다. 게임세대인 요즘 아이들은 직감적으로 상대를 읽는 눈이 점점 향상되는 걸 느낄 수 있다. 또 상상력이 발달되는 측면도 있다. 사물을 대할 때 예전의 아이들은 어떤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생각지 못했던 발상을 곧잘 내놓곤 한다.”

게임세대가 기성세대와 다른 특성을 쌓아가고 있다는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러면 그 정도가 기성세대와 완전히 선을 그을 만큼의 차이에 이르렀을까? 단호하게 그렇다고 말하는 학자가 있다. 긍정적이라는 가치평가와 함께.

#2. 연세대 외솔관 207호

국문학자인 최유찬(51) 교수의 연구실은 책으로 가득 차 있어 여느 교수실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최 교수는 게임에 관한 한 기성세대이자 신세대다. 지독한 게임 중독에 빠졌다가 거기에서 걸어나온 뒤 게임에 대해 객관적 관찰을 시작했고, 게임세대가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지각방식을 갖게 됐다고 확신하게 됐다. 최 교수는 지난 89년 잠시 몸담았던 언론사를 그만두고 다시 학계로 발길을 돌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교수 임용 공채에 응시해 번번이 장애물을 만나 5년 넘는 시간을 흘러보내야했다.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고통을 잊고 싶어서 게임을 시작했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삼국지>였다. 며칠 날밤을 새우며 게임에 몰두하다 잠결에 의자에서 굴러 떨어진 적도 있다. 부부 갈등도 심각했다. 그러다 마침내 대학에 ‘입성’했다. 처음 그가 써야 했던 논문은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에 관한 것이었다. 모두 읽었지만 써야 할 뭔가가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다. 초조했다. 그런데 게임 중독의 경험이 열쇠가 됐다. 어느 순간 소설의 그 수많은 사건과 고비고비가 어떤 하나의 이미지로 압축돼 떠올랐다. 마치 부글부글 끓다가 한순간 폭발하는 빅뱅과 같았다. 이건 어떤 사건의 단면을 비추는 이미지와는 다른 것이었다. 최 교수는 어떻게 이런 이미지가 떠올랐는지 설명하는 것으로 무려 500쪽짜리(원고지 2500매)의 두툼한 논문을 완성했다. 그것도 단 40일 만에.

게임 덕분에 500쪽 단행본을 40일 만에

“게임의 경험은 나에게 새로운 지각방식을 안겨줬다. 같은 게임을 계속 되풀이하다보면 시간적 진행순서는 특별한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된다. 이야기 구조의 뒤편에 숨어 있던 공간구조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명료하게 의식 속에 떠오른다. 전체 공간이 하나의 평면도로 포착되는 것이다. 텍스트 파악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런 새로운 지각능력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대한 새로운 논문을 쓰는 데도 도움이 됐다. 이후 최 교수는 게임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에 들어갔다. 중학교 2학년이었던 아들에게 게임을 시켜가며 연구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그게 2년 전이었고, 최근 그 성과를 담아 <컴퓨터 게임의 이해>(문화과학사 펴냄)란 책을 내놨다. 덕분에 아들이 게임 중독에 빠져든 ‘대가’를 치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가 그렇지만 부분과 전체를 동시에 파악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동안 게이머의 지각이 점차 변화한다. 이건 새로운 세대의 사물 지각방식이 기성세대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는 걸 뜻한다. 공간파악에 중심을 두는 이런 지각방식에 큰 의미를 두는 건 새로운 문화형식을 만들어내는 도구가 될 터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만들, 달라진 미래는 나도 예측하기 어렵다.”

최 교수가 보기에 게임 자체도 부정적이지 않다.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나무가꾸기나 농사짓기, 동물기르기, 테마파크 게임 등 생태문제에 눈을 돌리는 게임이 점차 늘어가는 것은 승부에 대한 집착을 벗어나서 삶의 과정 자체에 의미를 찾게 하려는 노력이 게임 제작에 반영되는 것을 뜻한다. 게임의 최종적인 형태는, 현재의 게임들과는 정반대의 논리를 갖는, 욕망의 달성이 아니라 욕망의 비움에서 승리를 얻게 되는 게임의 등장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3. 테크노마트 32층


사진/ 게임채널 <온 게임 넷>이 생방송중인 게임 리그전. 그러나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청소년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박승화 기자)


“긍정적인 현상이 보이더라도 걱정스럽고 부정적으로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을 각각 가르치고 있는 이 교사와 유 교사의 이구동성이다. 청소년의 삶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책이나 운동을 접하는 시간의 절대량 자체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최 교수도 게임 중독증과 같은 부정적인 면을 충분히 인정한다. 다만 게임에 몰두한 아이에게 게임의 서사를 책으로 만든 걸 읽게 유도해 자연스레 문자 텍스트를 접하게 하고, 하나의 게임에 빠졌다면 여러 게임을 즐기도록 이끌어 게임에 대해 객관적 거리를 두도록 하는 식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차피 게임과 완전히 유리된 환경을 만들 수 없다는 현실을 염두에 둔 조언이다.

게임몰입증, 부모가 대처하기 나름

이쯤에서 거쳐가야 할 곳이 있다.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 32층에 자리잡은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지난해 가을 이 기관의 게임연구소가 문화관광부의 의뢰를 받아 만든 보고서는 ‘파격’적이었다. 9∼24살(19∼24???)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게임몰입증(게임 중독)의 현황과 대처방안’이란 이 보고서는 “게임이용이 학습능력을 떨어뜨리기보다는 사고력과 지적인 능력을 자극해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지금까지 게임이용시간과 게임 중독의 강한 상관관계에 대한 논의가 다분히 일방향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게임이용시간이 많은 청소년일수록 자신감과 집중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게임이 컴퓨터 학습과 연계돼 인터넷과 외국어 실력향상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모의 게임에 대한 견해가 부정적일수록 병리적 중독증세는 강화되고, 부모가 게임에 대해 긍정적일수록 게임의 긍정적 영향이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조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청년의사 인터넷중독치료센터의 김현수 원장(신경정신과 전문의)은 “알코올중독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에게 술이 좋으냐고 하면 당연히 좋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답을 이끌어낸 설문조사”라며 “그 보고서는 말이 안 된다”고 단언했다.

이런 반론을 앞세우고 당시 보고서를 작성했던 정의준 주임연구원을 만났다.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모두 아우르는 기존 연구성과를 토대로 질문지를 만들었다. 만약에 긍정적인 답을 얻으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긍정과 부정의 상관관계가 높게 나오지 않았을 텐데, 두 요인이 깊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우리도 예기치 못한 결과다.”

정 연구원은 조사 대상자의 10%가량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중독증을 보였다며 중독증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부정적 접근 일변도의 기존 연구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기존 연구는 게이머의 창조성이 필요없는 오락실 같은 오프라인 게임을 주대상으로 삼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폐쇄적 기계와 일대일로 만나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로 연결돼 인간 대 인간이 만나는 요즘의 게임이 만들어내는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게임환경은 고도의 사고력과 지적능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게임을 스스로 고쳐나가는 창조작업이 가능한 패치버전까지 나오고 있다. 온라인 게임이 유독 발달하고 있는 국내에는 외국과 다른 갖가지 사이버 문화가 나오고 있다.”

새로운 인류로 다가오는 게임세대

국내에는 1만명 이상이 동시에 네트워크로 연결돼 하나의 게임을 벌이는 <리지니> 같은 온라인 게임이 압도적으로 인기를 누린다. 동시 접속자 10만명을 넘어선 국내 온라인 게임만 해도 <리니지> 이외에 <한게임> <포트리스2블루> <넷마블> 등 여러 개다. 산업으로 보면, <리니지>가 대만 게임시장의 60% 정도를 ‘잠식’했을 정도로 아시아 시장을 이미 석권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온라인 게임이 인프라, 기술, 맨파워 등 모든 면에서 세계 1위 수준이기 때문에 세계 시장 석권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어른들은 게임산업에 대해 무성한 말을 늘어놓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인류가 되어가는 게임세대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 언어, 지각과 행동방식, 집단적 특성, 문화파생력 등에서 기성세대와 다른 그들과 대화를 시작하기에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게임중독은 ‘지능의 보약’

컴퓨터 게임의 효용성 입증한 연구들… 집중력 향상·정서 함양 등에 이바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게임몰입증(게임중독)의 현황과 대처방안’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다. 외국의 경우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가 이따끔씩 발표돼왔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여름 영국의 경제사회연구원(Economic and Social Research Council)이 “컴퓨터 게임이 아이들의 집중력 향상과 정서 함양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며 “게임을 적당히 즐기는 아이들에게서 프로 운동선수나 우주 비행사들에게 나타나는 고도의 집중력과 적응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에서 게임의 긍정적 영향에 대한 논의는 비디오 게임을 주요 연구대상으로 삼은 1980년대 중반 무렵에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린필드가 1984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발표한 ‘텔레비전, 비디오 게임, 그리고 컴퓨터의 영향’이란 논문은 비디오 게임을 ‘문화적 도구’로 높이 평가했다. 그린필드는 비디오 게임이 테크놀로지에 대한 친숙성을 높여 하이테크 세계에 대한 접근을 유도하고, 게임과의 상호작용으로 발견을 통한 학습능력을 높여주며,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업에 필요한 능력을 개발시켜준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보다 한해 앞선 1983년에는 컴퓨터 게임이 독립적인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준다(피셔와 플로스)거나 게임이 자기 존중감과 학습동기를 부여해준다(홀리스터와 피어트)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같은 해 게임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억제한다는 글을 발표한 세쿤다의 주장은 아주 이채롭다. 캘리포니아주 100여명의 가족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게임이 게이머에게 분노, 좌절감, 공격성에 대한 감정을 해소시키고 폭력과 공격적인 행동을 게임에서 대신 행함으로써 일상에서의 공격적 행동은 오히려 감소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관계 형성에 긍정적이라는 연구도 찾아볼 수 있다. 찰스 맥베이가 1997년 텍사스 오스틴대학에서 발표한 논문 ‘어린이의 비디오 놀이 경험’은 게임이 다른 친구들과의 사회화 과정을 대체하지는 않지만, 게임을 통해 형성된 하위문화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시키는 측면을 가지며, 사회적 기술을 검증해주고 사회적 위계를 만들어가는 장을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해외의 긍정적 연구들은 대부분 오프라인 게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성욱 기자lewo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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