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 2002년01월16일 제393호 

출발부터 위법성 논란

현행 정당법 따르면 선거인단 모집에 차질 예상…선관위의 고민은 깊어 간다

민주당의 야심작 국민참여경선제에 대해 위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개혁 명분을 선점당한 한나라당이 “당원을 일반인으로 둔갑시켰다가 다시 당원으로 재포장하는 작업과 다를 바 없다”면서 위법성 시비를 일으켰다. 민주당은 “국민의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혁신안”이라며 “한나라당도 정치개혁에 앞장서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결국 판단은 중앙선거관위원회 몫. 그러나 선관위도 고민이 깊다. 중앙선관위 공식입장은 “정당 내부행사인 후보경선에 관여할 이유가 없다”는 것. 그러나 선관위 한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의 경선제도는 위법논란 여지와 정치발전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혼재돼 있다”면서 “실제 실행 과정을 지켜보며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느 대목이 문제일까. 당장 선거인단 모집방식이 최대 논란거리. 당원 아닌 일반국민 3만5천명에게 대선후보 선출권을 주는 게 국민참여경선의 핵심. 하지만 현행 정당법은 당원만 정당내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민주당은 경선투표 당일 오전까지 입당서를 쓰고, 당원명부에 올리면 된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일일당원’이다. 하지만 입당원서만 쓴다고 당원자격이 생기는 게 아니다. 정당법상 당원은 ‘당원명부에 기재돼 당헌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비를 내거나 무급으로 각급 당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한 사람’이다. 결국 당비납부가 핵심인 셈. 민주당은 문제가 될 경우 당비납부가 당헌상 규정인 만큼 납부실적에 제한받지 않도록 당헌을 손볼 예정이다. 당비를 낼 경우 공모가 줄 수밖에 없는 현실과 실정법을 모두 의식한 선택이다. 선관위는 아직 명확한 방침이 없다. 다만 “선거에 임박해 무작위로 당원을 늘리는 것을 막는 게 애초 법 취지였던 만큼 일정액의 당비납부 실적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정서가 강하다.

인터넷 투표도 쉽지 않다. 정당법상 입당원서에 본인이 직접 서명날인하도록 명시돼 있기 때문. 인터넷, 팩스 당원 가입은 원천무효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31일 공표된 전자서명법이 발효되는 4월1일부터 인터넷 서명도 효력이 발생한다는 쪽이다. 선관위는 “정당법에 전자서명도 인정한다는 별도 규정을 삽입하거나 아예 인터넷 가입을 전면 허용하지 않는 한 전자서명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이 밖에 선거인단 모집공고, 경선운동, 투·개표 과정, 방송사의 후보초청 토론 및 경선투표 중계도 조금만 삐끗하면 위법시비 대상이 된다. 선관위는 현재 내부 가이드라인을 마련중이다. 모집공고의 경우 신문,방송, 당보를 통한 공고는 허용한다. 그러나 거리에서 선거인단 모집캠페인을 벌이거나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입당원서나 유인물을 배포하면 불법이라는 쪽으로 정리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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