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섹션 : 커버스토리 | 등록 2001.11.28(수) 제38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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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원곡동→중앙동→안양 또는 서울? 이사가는 경로가 정해진 안산의 생활권… 서울 갔다가 돌아오는 경우도 많아
다 같은 안산은 아니다. 생활권이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나뉜다. 지하철 4호선 연장구간인 과천선의 끄트머리 안산역에서 중앙역, 상록수역으로 올라올수록 고층 아파트는 많아진다. 한 부동산 업자는 “같은 평수의 아파트라도 안산역쪽과 고잔 신도시는 1.5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전한다. 반월공단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안산역쪽에 비해 상록수역쪽은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상록수역 주변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김현철(42)씨는 안산역 앞의 원곡동에서 출발해 상록수역으로 옮겨온 경우다. 김씨는 18년 전 충남 서산에서 무작정 안산으로 올라왔다. 그는 “일거리를 찾아 올라오기는 했지만, 공돌이 소리가 듣기 싫어 크레인 운전일을 시작했다”고 돌이킨다. 포장마차와 과일행상을 거친 끝에 원곡동에 조그만 슈퍼를 마련했다. 안산으로 올라온 지 15년 만이었다. 가게를 마련한 뒤 원곡동은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한국사람들은 점차 빠져나가고 이주노동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씨는 “장사도 어려워지고, 아이들 교육도 걱정돼 조금 무리해서 상록수쪽으로 옮기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안산에서 사람들이 이사가는 경로는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원곡동에서 시작해 형편이 나아지면 중앙동으로 옮깁니다. 원곡동에서 곧바로 안양이나 서울로 뜨는 경우도 있고요. 막상 서울로 갔다가도 실패해서 다시 돌아오는 사람이 많아요.” 김씨의 이웃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정성근(45)씨는 안양으로 이사갔다가 다시 돌아온 경우다. 원곡동에서 슈퍼를 운영하며 돈을 모은 정씨는 97년 안양으로 이사했다. 정씨는 “아무래도 아이들 교육문제가 가장 컸다”고 말한다. 안양에서 일식집을 운영했지만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아야 했다. 정씨는 “낯선 동네라 목을 잘못 선정했다”고 분석한다. 형편이 어려워진 정씨는 다시 안산으로 돌아와 호프집을 열었다. 이처럼 안산에는 서울 가까운 쪽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한다. 하지만 그 길을 거슬러올라가기가 쉽지만은 않다. 정씨는 “다시는 안산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김씨도 “실패해서 돌아오기보다는 웬만하면 안산에 뿌리박고 살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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