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섹션 : 커버스토리 | 등록 2001.11.28(수) 제38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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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뙤놈 몰아내라”속 동조파업 동진쎄미컴 파업에 인도네시아 산업연수생들도 ‘조업거부’
“한국 아파트가 아니라 메이드 인 차이나여! 한국의 아파트 그놈들이 다 짓는다니까.” “뙤놈들 때문에 피해가 막심혀. 일당 까먹고, 방세 오르고.” 새벽 인력시장에 나온 한국인 노동자들은 한결같이 “뙤놈들 몰아내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동남아시아계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인이 기피하는 3D업종의 빈 자리를 메워 한국노동자들과 별다른 충돌이 없다. 그러나 중국계 이주노동자들은 주로 건설현장의 일용직에 종사한다. 한국의 날품팔이 노동자들과 중국노동자들 사이에 일자리를 둘러싼 이해관계의 충돌이 생기는 것이다. 한국인 노동자들은 중국동포 탓에 일당이 1만원 정도 깎이고, 원곡동 일대의 방세가 올랐다고 여기고 있다. 이런 정서 탓에 아직 안산지역건설노조는 이주노동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형편이다. 11월15일 저녁 7시, 안산지역건설노조는 이런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건설현장의 이주노동자’를 주제로 조합원 교육을 실시했다. “해외에서 건너온 사람들뿐 아니라, 밥벌이를 찾아 국내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는 건설노조 조합원 여러분도 ‘이주’노동자입니다. 국적만 다를 뿐인 거지요.”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 소장은 강연 내내 “국적은 달라도 노동자는 하나”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몇 차례 조합원들의 질문이 이어진 뒤 강연은 마무리 됐다. 강연이 있기 하루 전인 11월14일, 시화공단의 동진쎄미켐에서는 한 공장 안의 ‘연대파업’이 성사됐다. 한국인 노동자로 구성된 동진쎄미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인도네시아 산업연수생들도 ‘4조4교대 철회’를 요구하며 조업을 거부한 것이다. 근무 만료일을 채워야 하는 산업연수생의 신분 탓에 동조파업은 하루 만에 끝났다. 하지만 그동안 작업장에서 쌓여온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 사이의 갈등 양상을 생각하면 ‘동조파업’은 상당한 진전이었다. 11월22일 오후 2시, 동진쎄미켐 공장에서는 파업가가 여전히 울려퍼지고 있었다. 파업 대오를 뒤로 하고 공장에 들어서자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이 화학약품 꾸러미를 나르고 있다. 파업에 대해 묻자 이들은 팔뚝질을 해보이며 “우리도 하고 싶어요”라고 되풀이한다. 지역의 한 노조 간부는 “반월·시화공단의 노동자가 앞장서서 이주노동자와 연대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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