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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 성노동자들도 말하고 싶다 “조직 합법성 인정” 목소리… 언로를 독점해버린 지식인사회와 한판 붙을 것인가
상업적 언론과 독자 사이의 성거래
타이의 성산업은 그야말로 거대하다. 정확한 통계란 건 불가능하지만, 종사자 수를 최소한 20만명에서 200만명까지 다룬 다채로운 보고서들이 흘러다니는 걸 보면. 타이 인구 6천만명 가운데 여성을 반으로 보면, 실로 놀랄 만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타이의 성산업은 거의 모든 국제언론이나 심지어 관광안내서들조차 단골메뉴로 다루어온 주제라 사실은 별로 새로울 것도 없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내외 학자들도 이 주제를 다뤄 학위들을 받아갔다. 타이 성산업의 주소비자와 단골손님들이 대개 외국인 남성관광객들인데, 주로 백인들과 일본인, 중국인 그리고 한국인들로 익히 알려져 왔다. 그렇다면 타이사회는 자신들의 사회적인 성문제에 어떤 태도를 지니고 있을까? 이걸 언론과 독자라는 구조를 놓고 풀어본다면, 언론은 중요한 수입원으로 독자들을 노리갯감으로 여겨온 꼴이다. ‘도덕적’인 언론들은 매음굴에 대한 습격과 성노동자들을 체포하는 사건을 선정적으로 보도해 상품화했고 ‘근엄한’ 독자들은 헛기침을 하면서 그 물건을 구입해왔다는 뜻이다. 물론 성노동자들을 썩어빠진 부랑아들이거나 또는 천민으로 여기면서 말이다.
성노동자들의 언로, 즉 발언할 기회나 지면을 제공한 적이 없었다는 뜻이다. 정당한 일인가? 이걸 정의라 부를 수 있겠는가? “아니다.” 내 대답은 간단하다. 부분적으로, 요즘 들어 “언론이든 학계든 성노동자들에 대한 어떤 글도 쓰지 말자”는 여권운동가들의 외침이 이해되고도 남는다. 말하자면 모든 이들이- 주로 지식인들- 어떤 형태로든 성노동자에 대한 주제를 부당하게 이용해서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겨레21>에 이 주제를 놓고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원고료를 받는다는 입장에서 보면 예외일 수 없고 자유로울 수 없듯이. 비록 그것이 <한겨레21>과 나의 애정이든, 또는 계약관계든 어쨌든 간에. 그러나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이 주제를 놓고 양심을 탓하며 도망쳐서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타이를 찾을 한국인들이여…
지금 타이사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언로를 독점해버린 지식인사회로부터 소외된 성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소리를 낼 수 있게끔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옳고 그름은 서로 공평한 조건 아래서 붙어봐야 결판이 난다는 기본적인 논리로…. “외국인 남성관광객을 점검해야 한다”는 배부른 지식인들의 구호나 “성을 사는 놈이 나쁜가 파는 년이 나쁜가”식의 케케묵은 도덕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게 아니라, 3년 전부터 성노동자들이 주장해온 대로 인권보호 차원에서라도 성노동자조직의 합법성을 인정해달라는 청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상업적인 언론과 독자 사이의 성거래는 영원히 계속될 수밖에 없고, 타이의 성노동자들은 영원히 천민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만약, <한겨레21> 독자들 가운데 잠재적인 타이행 섹스관광자가 있다면, 이 글이 타이의 성노동자를 조금 더 이해하고 대우하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프라윗 로자나프룩(Pravit Rojanapruk)｜<더 네이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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