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섹션 : 커버스토리 등록 2001.09.12(수) 제376호

[표지이야기] 풍만하게 해드립니다

아이의 식습관을 심각한 영양불균형으로 내모는 패스트푸드 효과

햄버거 하나에는 어떤 영양분이 들어 있을까? 한국식품영양재단의 인터넷 사이트(www.nutritionkorea.com)에 가면 식품별 영양정보를 얻을 수 있고, 연령별·성별로 하루 섭취음식에 따른 영양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식품영양재단의 영양계산 프로그램에 따라 버거킹의 와퍼쥬니어버거를 분석해보자.

와퍼쥬니어버거(136g) 100g에 포함된 영양소의 양은 총에너지 344.1㎉에 단백질 16.3g, 지방 20.67g, 당질 24.1g 등이다. 6살난 통통한 사내아이(키 120cm, 몸무게 26kg)가 와퍼쥬니어버거를 하나 먹었을 때 나트륨과 콜레스테롤은 이미 일일 영양권장량 한계치에 다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아이가 감자튀김과 콜라를 한잔 더했을 경우 열량은 하루 섭취량의 절반에 이르지만 칼슘과 비타민C는 눈에 띄게 낮게 나타났다(표1 참조).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밥보다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준수(10·경기도 분당시)의 식습관과 일일 권장량 사이의 관계를 따져보자. 준수의 키는 138cm, 몸무게는 40kg으로 키에 비해 몸무게가 평균보다 5kg가량 더 나가는 편이다. 준수의 엄마는 하루 열량을 맞추려 애쓰지만 아이의 식습관은 심각한 영양불균형 상태이다.

9월3일, 준수는 아침에 콩밥 반 그릇과 계란프라이 하나를 먹었다. 점심은 맥도날드 빅맥햄버거 하나와 감자튀김 하나, 콜라 한잔을 마셨다. 저녁 때에는 엄마, 아빠가 집을 비운 사이 누나와 라면을 끓여먹고 닭다리튀김을 한쪽씩 먹었다. 이날 하루 간식으로는 꼬깔콘 한 봉지와 우유 한잔, 스크류바 하나를 먹었다.

준수의 총열량은 하루 권장량과 일치하지만 단백질은 무려 9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루 권장량이 300mg 이하인 콜레스테롤은 두배 가까이 섭취했고 하루 권장수준 2000∼2400mg인 나트륨은 3147mg으로 과다섭취였다. 대신 칼슘과 철분, 나이아신은 부족하고 비타민C는 하루 권장량의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영양분석표에 콜레스테롤 과다섭취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동맥경화의 주된 요인이고 나트륨 섭취가 지나치면 고혈압과 부종이 우려된다. 분석표에서는 빠졌지만 뭐니뭐니해도 준수는 심각한 섬유질 부족이다.

98년 보건복지부는 10살 이상 우리나라 인구의 4명 중 1명이 비만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고, 올해 한국영양사회와 교원노조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어린이 비만율은 88년 12.5%에서 98년 35.6%로 10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또한 비만아 가운데 고혈압과 지방간, 동맥경화, 당뇨, 심근경색 등 소아성인병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이 3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영양사회의 식생활 실태 조사에서는 초등학생의 88.2%는 편식습관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량(Kcal) 단백질(mg) 칼슘(mg) 나트륨(mg) 철분(mg) 콜레스테롤(mg) 비타민C(mg)
<표1>합계 809.8 21.1 68.8 457.8 2.3 73.4 4.4
하루권장대비 50.6% 70.3% 11.5% - 25.6% - 8.8%
<표2>합계 2198 496.9 584.2 3147.2 9.5 660.5 34.7
하루권장대비 99.9% 903.5% 73% - 79.2% - 49.6%



http://www.hani.co.kr/section-021003000/2001/09/021003000200109120376050.html



The Internet Hankyoreh copyright(c) webmaster@ne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