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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예체능계 입시에도 컨닝이 있다네 미대입시의 웃지못할 풍경들… 실기시험 하루전 정물소재 알기 위한 007작전도
시험이 빚어내는 풍속도 가운데에는 어처구니없고 쉽게 웃어 넘길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실기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커닝’ 등의 부정행위가 불가능해 보이는 예체능계 입시에도 부정행위가 존재한다. 최근 서울시내의 한 주요 미술대학 게시판에는 실기시험 부정사건을 고발하는 수험생들의 글이 올라왔다. 이 대학 실기시험 현장에서 일부 응시자들이 ‘커닝페이퍼’를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는 내용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현상이 가능할까. 요즘 미술학원에서는 시험 직전 자기 학원에 다니는 수험생들에게 석고데생과 정물시험 모범답안을 컬러 축소복사해 나눠준다. 미대입시 실기시험이 워낙 정형화돼 있다보니 모범적인 그림이 존재하는 것이고, 학원에서는 강사나 우수 학생이 그린 본보기그림을 아예 커닝페이퍼로 만들어 나눠준다. 이 대학 입시 현장에서 일부 수험생들이 바로 이런 커닝페이퍼를 참조하면서 그림을 그렸다는 반발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대입시에는 이에 못지않은 웃지 못할 시험 풍경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실기시험에 출제되는 소재를 미리 알아내기 위한 학원들의 ‘007작전’ 뺨치는 노력들이다. 주요 미술학원들은 보통 미대 실기시험 하루 전날 강사들을 대학에 미리 보내 그날 오후나 밤에 학교직원들이 어떤 석고상이나 어떤 정물소재들을 시험장에 배치하는지를 알아오게 한다. 물론 몰래 숨어들어가 엿보는 것이 아니라 대학교정을 거닐면서 인부들이 시험실로 가져가는 물품이 어떤 것인지를 관찰하는 것인데, 이렇게 해서라도 먼저 문제를 알면 시험 당일 아침 일찍 수험생들이 미리 구도연습을 해서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해 전에는 한 미술학원 강사가 입시 하루 전 어느 대학에 들어가 교직원들이 시험장에 과자 박스를 들여놓는 것을 목격했다. 강사는 학원으로 돌아가 수험생들에게 “내일 정물시험 소재로 과자봉지가 나오니까 그림 연습을 한번씩 더하고 가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당일 아침 정물 소재로 나온 것은 다른 것이었고, 과자는 수험생들 간식용으로 나줬다. 이 일화는 요즘도 미술학원 사이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회자되고 있다. 예체능계 대학입시가 빚어내는 또다른 진풍경은 해마다 1월의 무용공연이 사라지는 것이다. 무용계는 12월에 공연이 가장 많이 몰린다. 그러나 이듬해 1월이면 마치 약속한 듯 거의 모든 공연이 사라진다. 많은 무용가들에게 1월 한달은 입시레슨 대목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무용과 교수들이나 무용단 중견단원들이 입시지도에 매달리다보니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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