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 63.4% “학벌 없으면 성공 없다”64.4% “일류대학 나오는 게 중요”… 38.6% “차별받은 경험 있다”
<한겨레21>은 10월27∼28일 이틀간에 걸쳐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한국사회의 학력·학벌문화에 대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능력이 뛰어나도 학력과 학벌이 좋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나타낸 응답자가 전체의 63.4%에 이르렀다. ‘학벌과 학력이 좋은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38.3%가 ‘좀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므로’, 21.4%는 ‘학연에 따른 인맥이 좋으므로’를 꼽았다. 개인의 ‘능력’(12.0%)이나 ‘노력’(24.3%)보다는 학력·학벌에 따른 기회조건과 인맥(59.7%)이 성공요인이라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65.5% “공부 더 하고 싶다”
‘한국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일류대학을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64.4%. 국민들의 인식 속에 세칭 일류대학 졸업은 여전히 사회적 성공의 기본 조건으로 뿌리박혀 있는 셈이다. 일류대학 졸업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특히 경영·관리직(80.8%), 사무·기술직(71.0%) 등 조직사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자영업자들(61.7%)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이른바 일류대·비일류대간 차별에 대해 응답자의 83.5%가 ‘취업기회’에서부터 차별이 크다고 답했고, 79.4%는 ‘직장 내 승진’에서 차별이 크다고 응답했다. 이런 인식은 특히 40대 연령층(87.1%)에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일류대-비일류대 차별은 임금·소득수준(70.7%)이나 사회적 대우(80.0%)면에서도 차별이 크다고 응답했다. 이런 차별의식은 고졸/대졸 출신사이에서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졸·대졸간 학력차별에서는 취업기회(86.5%), 직장 내 승진(88.6%), 임금·소득수준(83.4%), 사회적 대우(86.1%)등 모든 면에서 차별이 많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런 학력·학벌 차별은 높은 교육열로 이어지고 있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공부를 더 할 의향이 있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65.6%가 희망한다고 답했다. 특히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의향은 중졸 이하 54.5%, 고졸 65.5%, 대졸 이상 69.2%로 나타나, 학력이 높을수록 오히려 더 높은 단계의 교육을 받길 희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 사회의 학벌/학력중시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응답자의 26.6%는 ‘학벌위주의 기업인사문화 변화’를, 25.4%는 ‘학력간·직업간 임금격차 해소’를 꼽았고, 20.3%는 ‘출세지향적인 직업관 변화’, 17.3%는 ‘대학평준화 등 대학제도 개선’을 지적했다. 한편, ‘학력과 학벌 때문에 차별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물음에 전체의 38.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학력별로는 중졸 이하 53.6%, 고졸 40.3%, 대졸 35.0%가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이다.
이화주 기자/ 한겨레 여론조사팀hol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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