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 불교문화재 엄청 털렸다

조계종 총 453점 도난… 보호대책은 거북이걸음

문화재 사범들이 노리는 대표적인 문화재는 불교문화재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불교문화재는 문화유산 가운데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절반을 조계종이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표적인 문화유산 중 상당수가 도굴꾼들에 의해 눈깜짝할 사이 사라졌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해 <불교문화재도난백서>를 발간했을 정도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도난된 불교문화재는 보물 6점, 사적 1점 등 99년 현재 총 453점에 이른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 이분희씨에 따르면 보통 도굴이 봄, 가을에 많은 것과 달리 불교문화재는 겨울과 여름에 집중돼 있다고 한다. 시기는 태풍이 부는 등 악천후일 때가 많다. 여름에는 태풍 또는 장마로 비가 몹시 많이 내리는 날,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오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 등을 범행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범행시간은 대체로 밤 11시에서 다음날 새벽 4시. 수법은 갖가지인데 보통 전각의 문살을 부수거나 손을 넣어 내부로 잠겨 있는 빗장 등을 따서 훔쳐가는 방법이 가장 많다. 이 밖에 도난방지 장치의 선을 자르거나, 전각이 열쇠로 잠겨 있는 경우에는 열쇠고리를 뽑거나 절단기로 열쇠를 자르기도 하고 아예 벽을 허물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때로는 부여 무량사 금동불 도난사건처럼 용접기로 털어가는 대담한 수법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불교문화재는 역시 불교회화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물론 불교계조차 보호대책은 거북이걸음이다. 기껏해야 창살을 단단히 해놓거나 자물쇠 고리를 두꺼운 것으로 교체하는 수준이다. 불교계도 당국 못지않게 문화재 도난대책에 전전긍긍하는 상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