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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아이 앞에서 고개를 떨구며… 위탁한 아이를 만나기 위해 한국수양부모협회 쉼터를 찾아온 어느 부부의 눈물
11월24일 제14차 수양부모 토론회가 열렸던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한국수양부모협회 쉼터에는 위탁한 아이를 만나러 온 친부모가 있었다. 남편 정아무개(44)씨와 부인 김아무개(39)씨. 남편의 왼손 네 손가락은 잘라나간 채 엄지손가락만이 남아 있었고, 시커멓게 타들어간 부인의 얼굴은 언뜻 보기에도 병색이 완연했다. 헤어진 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쌍둥이 은혜와 선혜(가명)를 안아 보는 부부의 얼굴에는 애틋함과 슬픔이 교차했다. 엄마 김씨가 쌍둥이를 낳은 것은 지난 5월. 이들 가족의 불행은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됐다. IMF 사태 때 사업에 실패한 뒤, 택시 운전을 하던 아이 아빠가 퇴근길에 뺑소니차에 치여 허리를 못 쓰게 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 엄마마저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 불운은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일까. 출산 비용으로 남겨놓은 패물마저 도둑맞고는 그저 허탈할 뿐이었다. 미숙아로 태어난 두 아이의 병원비를 낼 돈도, 아이들을 키울 방 한칸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인큐베이터에서 잠든 두딸을 보고 돌아선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래도 차마 버릴 수는 없어 언젠가는 꼭 찾아가겠노라고 수양부모협회에 위탁하고 헤어졌다. 그나마 쌍둥이보다 한해 먼저 태어난 정혜(가명)까지 수양부모협회에 맡겼다가 몇달 전 찾아간 것은 그리움을 참기 힘들어서였다. 정혜는 결혼 10년 만에 얻은 첫딸이었다. 아빠 품이 낯선지 계속 칭얼대는 은혜를 어르며 정씨는 “그저 염치없고 미안할 뿐”이라고 되뇌었다. 마치 큰 죄를 지은 듯 고개를 떨구며 “아무도 원망하지 않는다”는 말도 되풀이했다. 그 옆에서 선혜를 안고 있던 엄마 김씨는 “많이 보고 싶었겠다”고 말을 건네도 그저 묵묵부답이었다. 선혜 엄마는 당장 심장수술을 해야 살 수 있는 상황이지만 수술비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남편 정씨는 “약값도 없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뚜렷한 주거지도 없어 생활보호대상 자격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정씨. 동사무소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애원해 보았지만 허사였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정씨는 “허리가 좀 낫고 어떻게든 포장마차라도 차리게 되면 아이들을 꼭 찾아가겠다”고 중얼거리듯 다짐했다. 가방에 넣어 온 아이 옷 한벌씩을 남겨 두고 수양부모협회 쉼터 문을 나서는 정씨 부부. 6개월을 기다린 재회는 1시간 만에 그렇게 끝났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들이 고개를 조아리고 몇번이나 되풀이한 마지막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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