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 2000년12월05일 제337호 

[표지이야기] 비밀입양이 ‘고아수출’ 부추긴다

증가세 보이는 국내입양… 여아선호, 장애아동 기피 등 문제는 남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195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외 입양 아동은 총 20만1129명에 이른다. 지난해 국내 및 해외에 입양된 아동은 총 4135명으로 이중 1726명이 국내로 입양됐다. 이는 98년 국내입양아 1426명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 국내입양아 수는 919명으로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보다 국내입양아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95년 처음 1천명을 넘긴 국내입양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입양보다는 적은 숫자다.

해외입양은 97년 2057명, 98년 2443명, 99년 2409명으로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내부 방침에 따라 해외입양 숫자를 97년 수준으로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아동보건복지과 최치환 사무관은 “국내입양이 최우선이긴 하지만 해외입양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고 털어놓았다. 국내입양이 안 돼 고아원에 가는 것보다는 해외입양이 낫다는 얘기다.

90년대 이후 국내입양의 새로운 특징은 여아의 입양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국내입양아 중 여아의 비율은 98년 56%, 99년 58%, 2000년 상반기 56%로 꾸준히 남아의 비율보다 높다. 대한사회복지회 강영림 부장은 “학력과 경제 수준이 높은 부부일수록 여아를 선호한다”고 전한다. 이는 여아가 남자아이보다 키우는 재미가 크고, 혹시 커서 입양 사실이 아이에게 알려져도 여자아이가 문제를 덜 일으킬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고 한다. 강 부장은 “국내입양만을 전문으로 하는 입양기관의 보호시설에는 거의 남자아이들만 남아 있다”며 “또다른 성비의 불균형”이라고 지적한다.

국내입양 중 장애아동은 97년 12명, 98년 6명, 99년 14명, 2000년 상반기 3명으로 채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해외입양에서 장애아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30%를 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경남대 아동복지학과 배태순 교수는 “장애아 입양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는 것도 장애아 입양을 활성화하는 한 방편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현재 장애아동을 입양한 가정에는 매월 20만원의 생활비와 연 40만원까지의 치료비가 지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사회복지회 강영림 부장은 “근본적으로 자식을 키워서 뭔가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바뀌어야 한다”면서도 “조금씩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부모와 혈액형이 맞아야 하고 주변에 알린 출산시기까지 일치해야 하는, 심지어 외모까지 양부모를 닮을 아이를 요구하는 비밀입양이 계속되는 한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은 쉽게 씻겨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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