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 2000년11월15일 제334호 

[표지이야기] “광분된 행위는 변명 여지 없어”

1969년4월15일 푹미사건에 대한 한-미-월 합동조사반의 의견과 권고사항





(사진/당시 한-미-월 합동조사반의 보고서에 첨부된 푹미촌 일대 항공사진.조사보고서 됫면에는 이동호 해병 제2여단장과 조사반에 참여한 이영주 소령의 사인이 기재돼있다)

다음은 1969년 4월15일 푹미(Phouc My) 사건과 관련해 구성된 한-미-월 합동조사반이 5월10일 베트남 제1군단사령관에게 보고한 극비 조사보고서의 일부다. 사건의 세세한 진상은 생략하고 맨 뒤에 적힌 ‘의견’과 ‘권고사항’의 전문만을 옮겼다.

의견

1. 1969년 4월15일 푹미에서 발생한 사건은 과실로 인한 비극이었으며, 그 대부분은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사건이 한번 발생하자 그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진상을 조사한 결과 우리는 피할 수도 있었던 비극을 초래했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다. 예를 들면, 지뢰제거 임무를 띤 병사들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특파된 남베트남 지방군 병사가 좀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최초의 폭발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뢰를 제거하는 병사들이 좀더 주의를 기울여 지뢰를 발견했거나 혹은 그 뒤 수류탄을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푹미마을은 그날 평상시와 다름없이 평온한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이 운명적으로 발생했거나 불운한 사고였다 하더라도, 그날 일어난 비극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조처를 취하기 위하여, 또한 우리 부대의 책임지역에서는 절대로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책임소재는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2. 지뢰제거에 나선 병사들은 대단히 부적절한 임무수행을 했다. 남베트남 지방군 중대장은 지뢰의 소재를 파악한 즉시 좀더 믿을 수 있는 전문병사를 파견해 경고조처를 취했어야 했다. 당시 상황이 급박했던 것을 고려할 때 남베트남 지방군 중대장이 직접 즉시 현장에 갔어야 했다.

3. 부비트랩이 장착된 수류탄이 있음을 경고하기 위해 사용한 표지판은 대단히 부적절했다. 거주지역 가까운 곳에 그러한 장치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4. 마을 주민들과 그 지역에 주둔했던 한국 해병들간의 상호불신과 두려움이 4월15일 사건 발생에 한몫을 했다.

5. 지뢰와 수류탄 폭발로 인해 지뢰제거팀에 희생자가 발생했고 저격으로 인한 고통을 당한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으나, 마을의 남쪽 끝에서 한국 해병이 광분상태에서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6. 전 중위와 보익(Bouic)하사는 각각 소대장과 분대장으로서 자신의 부하들을 적절히 통솔하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들이 어디에 있었는가는 그들의 통솔력에 대해 몇 가지 의문점을 갖게 한다.

7. 마을에 박격포가 떨어진 것은 우연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40발 중 적은 양의 박격포만이 마을에서 안전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향해 투하되었다. 마을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몇발만을 목격했으며, 이것은 박격포가 마을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 투하된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증언을 통해 볼 때 장교들이 긴급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민간인이 살고 있는 지역에 사격지원을 거리낌없이 요청했는가, 또한 허가가 용이하게 내려졌는가에 대해서 몇 가지 혼란스러운 문제점이 남아 있다.

권고사항

1. 한국 해병 여단은 푹미마을 민간인들에게 발생한 사망, 부상, 상해, 재산피해에 대한 보상금을 이른 시일 내로 지급할 것.

2. 한국 해병 여단은 사망, 상해, 재산피해 책임자들에게 적절한 징계처분을 내릴 것.

3. 베트남 제1군단과 한국 해병 제2여단은 책임전술지역 내 민간인과의 관계개선을 위하여 특별히 활발한 민사심리작전에 착수할 것.

4. 미해병 제3상륙전부대는 가능한 모든 한도 내에서 민사심리작전을 지원할 것.

5. 해병 제3상륙부대는 지뢰와 부비트랩을 경고하는 표지판을 가능한 3개 국어로 제작하여, 남베트남 제1군단 전술지대에 있는 모든 아군병력이 사용할 수 있도록 배포할 것.

6. 남베트남 지방군은 1번국도를 따라 카우라우 다리에서부터 바렌 다리까지의 정찰작전을 보호할 것.

7. 정보교환과 상호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도로정찰작전을 보호하는 한국 해병 여단 소속 부대와 남베트남 지방군 부대는 어떠한 작전을 수행하든 아주 친밀하게 정기적이며 지속적인 관계를 가질 것.

미 해병 대령 해럴드 체이스

남베트남 육군 중령 카오 칵 낫

한국 해병 소령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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