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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청렴계약제로 부조리 원천봉쇄 서울시 공공사업 발주시 반부패 약속… 옵부즈맨이 심리적 부담감 자극
서울시가 지난 7월 시작한 ‘청렴계약제’의 취지다. 서울시가 공공사업을 발주할 때 기업과 공무원이 부패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서로 약속하는 제도다. 여기에 맞춰 시는 청렴계약이행 서약서를 써낸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서약서에는 내부비리제보자에게 불이익을 절대로 주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공무원도 뇌물을 요구하거나 받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다. 낙찰 뒤 계약을 맺을 때도 서약 내용을 지킨다는 내용을 계약서 꼬리에 달도록 한다. 공사가 시작돼도 감시의 눈은 멈추지 않는다. 교수·시민운동가 등 5명으로 구성된 ‘청렴계약 옴부즈맨’이 공고에서 입찰, 계약, 이행에 이르는 과정을 모니터링한다. 옴부즈맨은 참여연대가 추천한 전문가를 시장이 위촉하도록 했기 때문에 시가 맘대로 뽑을 수 없다. 만약 계약을 맺은 뒤 업체의 부패가 드러나면 계약을 취소하며, 공사 착공 뒤에라도 계약을 해지한다. 이 업체는 6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시의 모든 공사에 입찰할 수 없다. 과연 약속만으로 부조리를 막을 수 있을까. 서울시 감사과 이영환 팀장은 “서약서를 쓰고 나면 공무원과 기업 모두 심리적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옴부즈맨 대표인 하태권 서울산업대 교수(행정학) 역시 성공을 점친다. 감사원 감사나 자체 감사는 공무원 내부에서 이뤄지는 사후 감사인 데 비해 청렴계약제는 시민이 참여하는 ‘예방 감사’라는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옴부즈맨은 제보자들에게 다른 공공기관보다 한걸음 더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옴부즈맨이 민간인들이기 때문에 비리를 접한 공무원들이나 기업 내부자가 제보를 하는 데 덜 껄끄러울 것입니다. 앞으로 성과를 거두리라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청렴계약제의 신호탄을 올린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지만, 국제적으로는 이미 여러 나라에 퍼져 있다. 90년대 국제투명성기구(TI)가 개발해 99년 인도네시아에 처음 적용된 뒤 독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나이지리아, 네팔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건설안전관리본부와 사업소에서 발주하는 공공사업에 청렴계약제를 적용하던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내년 1월부터는 도시개발공사 등 지방공사와 25개 자치구를 포함한 서울시의 모든 공공사업으로 청렴계약제의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주현 기자/ 한겨레 사회2부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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