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 2000년08월29일 제324호 

[표지이야기] 무단방뇨 범인도 쉽게 잡는다?

범죄인 유전자 DB 영국에서 시작… 아이슬란드는 전 국민 DNA 통제 논란

범죄인들의 유전자 정보를 국가가 데이터베이스화해서 관리하는 것은 영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지난 95년부터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정보를 추출해 데이터화해 온 영국은 현재 범죄자 10만여명의 자료를 유전자 정보은행에 입력해두고 있다. 출소 이후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경우 현장에 남겨진 혈액이나 정액, 침, 머리카락 등 증거물에서 DNA를 추출, 분석해 유전자은행에 수록된 DNA 데이터에 넣어보면 쉽게 용의자를 찾을 수 있다. 영국은 보통 1주일에 300여건의 범죄 용의자를 이 데이터를 통해 찾아내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재범률이 높은 강력범들을 중심으로 미국 전역의 전과자 12만여명의 유전정보를 데이터화한 CODIS(Combind DNA Index System)체제를 구축해 범죄자에 대한 유전자감식 그물망을 마련해두고 있다. 이 체제를 이용할 경우 현장에서 DNA를 채취하면 몇분 안에 용의자를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주마다 유전자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수록할 대상 범죄를 달리 정하고 있지만 점차 소년범까지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소년범의 경우 나중에 범죄를 또다시 저지를 우려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미국, 독일 등 범죄자들의 유전정보를 데이터화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대상자로 삼고 있는 범죄자는 확정판결을 받은 재소자다. 일본 역시 재범을 막고 신속한 범죄수사를 위해 재소자들의 유전정보를 제도적으로 데이터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권침해 논란이 끊임없이 일면서 입법화까지는 가지 못하고 있다.

한편 아이슬란드는 국민 개개인의 DNA를 국가가 통제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아이슬란드 정부는 27만명인 국민 모두의 유전자정보를 파악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 독점권을 영국의 ‘디코드’라는 민간 생명공학 회사에 주기로 계약을 맺었다. 디코드로부터 거액을 받는 대신 이 기업이 국민들의 유전자정보를 질병치료 같은 상업 목적에 활용할 수 있도록 권리를 인정해준 것이다. 정부가 국민의 유전자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기로 하고 이를 민간기업에 허용한 것은 아이슬란드가 처음이다. 이에따라 디코드는 아이슬란드 국민들의 병원진료 기록과 족보를 조사하고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모든 국민의 유전자지도를 작성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전 국민의 유전자정보 데이터화에 반대하는 의사와 학자들은 “개인의 사생활과 인간적 권리가 기업이익에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전 국민의 유전자가 데이터화되면 길거리에서 침만 뱉어도 그것이 누구의 것인지 금방 알 수 있다.


.




↑Back to th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