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 2000년08월08일 제321호 

[표지이야기] "자유·인권? 소설 같은 소리"

인터뷰/ 육이은 중고등학생연합 공동대표

각 학교의 인권지수 공표할 것… ‘제대로 교육받을 권리’ 찾고파



오는 8월 말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인권과 교육개혁을 위한 전국중고등학생연합’은 지난 5월 말에 준비모임이 꾸려졌다. 95년 나우누리와 하이텔 등에 생긴 학생복지회의 활동을 보고 자란 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됐다.

회원은 현재까지 전국에 걸쳐 250명이고 부산 등 지역마다 지부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공동대표 3인 중 한명인 육이은(17·여의도고 2년) 대표는 앞으로 청소년 인권찾기 운동을 다각도로 벌일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결성 배경은.

=헌법에도 보장된 기본권이 우리에게는 제한돼 있다. 권리의 제한은 부득이한 경우, 최소한으로 하게 돼 있지만 청소년의 경우 19살 미만이라는 이유로 가능한 한, 최대한 제한되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 문제의식을 가진 친구들이 오프라인 조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해 모이게 됐다.

-어떤 점에서 기본권이 제한된다고 여기나.

=교과서에는 자유, 평등, 인권이라는 단어가 나오지만 우리에게는 소설 같은 소리다. 권리행사의 기회도, 경험도 없다. 신체의 권리인 두발자유마저도 박탈돼 있고, 소지품 검사라는 명목으로 사생활 침해를 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나아가 교육권, 인격권 모두 무시당한다. 학교 밖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하고도 그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를 받기 어렵고, 문제아로 취급하는 시선을 한몸에 받아야 한다. 이건 노동권 침해다. 문제는 이런 것에 대해 말하고 해결점을 찾을 기회마저도 막혀 있다는 것이다.

-인권을 침해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청소년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학생은 시키는 대로 공부만 해야 하는,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는 어른들의 인식이 우리의 권리를 제한하는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두발규제 반대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다. 그 다음에는, 현재 지표개발에 들어가 있는데, 각 학교의 인권지수를 내서 공표할 것이다. 차근차근 ‘제대로 교육받을 권리’를 찾고 싶다. 성적순에 따라 사람을 대접하는 풍토와, 입시위주로 짜인 교과과정부터 바꿔야 한다. 나아가 적성을 개발할 권리, 가정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마다 마음속에 품었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학교에서든 인터넷에서든 다양하게 벌였으면 좋겠다. 그 힘을 모아 우리는 하나하나 ‘되는 운동’을 할 것이다.

중고등학생연합은 서울 명동 유네스코 회관 2층에 있는 인권센터 미지(mizy) 사무실을 쓰고 있다. 지난 5월 이 센터가 문을 열며 운영자를 뽑는 ‘컨소시엄’ 과정에 ‘청소년 인권’이라는 주제로 참여해 운영권을 얻었다. 회원이라면 누구든 운영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다(연락처: 02-755-8025, 이메일:sure_union10@yahoo.co.kr)

김소희 기자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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