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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최고 30년까지 징역형 미국은 금융위기 때 부실원인제공자를 어떻게 처리했나
세계 최강 자본주의 체제를 자랑하는 미국도 혹독한 금융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80년대 초부터 불어닥친 저축대부조합(S&L)의 연쇄도산이 90년대 초까지 이어졌다. 저축대부조합은 높은 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주당저당증권 대출 등 저리로 운용을 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투자를 하다가 무더기 도산했다. 80∼94년 사이에 도산한 조합 수가 무려 1295개에 이르러 한때는 미국 전역의 금융시스템을 마비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부실 저축대부조합 정리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쏟아부었다. 89년 자산정리공사를 만들어 별도로 조성한 공적자금은 1051억달러. 처음에 501억원을 책정했다가 91년에 두 차례에 걸쳐 증액을 해 1051억달러까지 늘렸다. 그러나 금융부실에 대한 미국의 처벌방식은 우리와 달랐다. 89년에 ‘금융기관 개혁, 구제 및 규제강화법’을 제정해 부실의 원인제공자들에게 혹독한 처벌을 내렸다. 금융기관의 대량부실은 경제환경의 변화만이 아니라 금융기관 임직원과 거래하는 관련자들의 법률 및 규정 위반, 의무태만에서 발생한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 법안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관련 법규나 규정 지시를 따르지 않아 부실을 유발한 사람에게는 하루에 최고 1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금융기관을 상대로 허위보고서를 내거나 부당하게 대출을 받은 사람은 100만달러 또는 대출금액의 3배 중 액수가 큰 금액이 벌금으로 부과된다. 여기에다 최고 30년까지 징역형을 내려 형사상 책임도 함께 묻는다. 이런 민·형사상 책임추궁 대상에는 금융기관의 외부법률회사, 회계사, 감정인까지 포함된다. 심지어 금융당국은 부실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최초의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는 재산환수금액의 25%까지 포상금을 주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철저하게 부실관련자를 찾아내 금융감독당국이 형사고발한 건수가 지난 91년 한해에만 4만건이 넘었다. 부실 저축대부조합의 정리과정에서 미국 금융당국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액은 90억달러, 형사처벌한 사람은 1800여명에 이른다. 삼정컨설팅그룹의 김성은 국제변호사는 “미국에서는 금융기관 종사자나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사람이 한번 소송을 당하면 완전히 망한다. 특히 남의 돈을 관리하는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선량의 관리자의 의무를 충실히 하지 않아 한번 처벌을 받으면 모든 자격증이 빼앗기고 해당 분야에서 완전히 매장당한다. 이처럼 불법·위규행위에 대한 응징이 철저해 때로는 소송남용의 폐해가 지적되기도 하지만, 금융기관과 금융기관 이용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시장규율을 다지는 데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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