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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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2인토론 제안
이번 97 대선의 의미는 참으로 중요하다. 세계가 WTO체제로 대표되는 무 한 경제전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다가오는 21세기 격변의 시대에 이 나 라를 이끌고 나갈 지도자를 뽑는 대선의 의미는 그야말로 장차 이 나라의 국운을 좌우한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 후보 중 가장 나 은 식견과 비전을 갖추고 일관된 정치철학을 지닌 우리의 지도자를 선택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텔레비전 토론은 이 나라를 이끌고 나갈 지 도자를 선택하는 문제에서 실로 고무적인 제도의 정착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껏 진행돼온 텔레비전 토론에 전격적인 제안을 하고 싶다.
먼저 합동토론회에 대한 것이다. 앞으로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가면 세 후 보가 함께 참석하는 3인 합동토론회를 3회 개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지만 95년 지자제 단체장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세 사람이 3인 합동토론회를 벌인 모습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 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선거기간중 3인 합동토론회가 그런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싶어서 하는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정치선진국인 미국이나 프랑스의 예를 보면 그들의 대선 텔레비전 토론은 두 사람의 후보가 얼굴을 맞대고 벌이는 양자대결이다. 사실 이거야말로 유권자의 처지에서 후보자간 정책과 식견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확실하게 비교·차별화해 볼 수 있는 장치다.
우리나라 대선 텔레비전 토론도 미국이나 프랑스처럼 하는 게 후보자간의 정책이나 식견 그리고 비전을 비교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결 국 유권자들의 선택을 가장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구도는 2인 토론 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치 선진국인 미 국과 프랑스는 정당 자체가 양당체제다 보니까 자연히 텔레비전 토론도 2 인 구도로 하는 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면, 지금 우리는 2인 구도가 아 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알다시피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라는 3인 대결구도로 되어 있다. 그렇 다고 해서 2인 토론을 못할 이유는 없다. 이회창-김대중, 김대중-이인제, 이인제-이회창 이렇게 세번 진행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각 후보는 자신 을 제외한, 다른 두 후보와 양자대결 토론을 각각 2회 하는 셈이 된다. 국민들에게 미국이나 프랑스 대선과 같이 2인 토론을 보여주게 되니 후보 간 비교가 확실히 될 것이란 말이다.
지금 3인 구도의 당사자인 이회창 김대중 이인제, 이 세 후보 진영도 이 제안을 거부할 명분이 없을 것이다. 두 후보가 얼굴을 맞대고 벌이는 토 론 모습은 유권자들에게 후보간 비교가 가장 선명하게 되는 구도이니, 그 것이야말로 국민들에게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최대한 알릴 수 있는 절호 의 기회가 아니겠는가. 이 제안이 반드시 받아들여져 이번 후보자간 대선 축제의 마지막 백미, 마지막 이벤트가 돼야 한다. 그게 후보도 좋고 국민 도 좋고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일 것이다.
김남수/ 나우누리 kingdom1
언론과 정치권의 야합인가
요즘 정치판을 보노라면 신물이 나고 구역질이 난다. 허울좋은 ‘국민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온갖 추하고 비열한 정치꾼들의 한심한 작태가 절망 의 나락으로 떨어진 이 나라를 더욱 암담하게 하고 있다. 우리를 더욱 분 노케 하는 것은 바로 한심하기 그지없는 정치와 야합해서 흥을 돋우고 있 는 언론의 선동적이고 비이성적인 태도이다.
언론은 한 사회의 감시와 고발 못지 않게 잘못된 것에 대한 비판과 올바 른 방향으로 선도해 가야하는 책임을 안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언론 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잘못된 정치를 더욱 부추겨 이 나라를 몰락의 지름길로 인도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최소한의 인간성과 기본적인 도덕성도 갖추지 못하고 오직 정권을 잡기 위해 나라의 미래도 경제 몰락도 국민의 생활도 외면한 채 자기들의 이익 만을 앞세운 패거리 보스들 이른바 대권후보자들에게 연일 큼지막한 활자 로 엄청난 지면을 할애하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써대는 언론의 저의 는 무엇인지 모를 일이다.
기껏해 봐야 혈연과 지연, 학연 등에 얽매어 그 이상의 의미를 찾아 볼 수 없는 여론조사 결과를 만고불변의 진리요, 국민의 참뜻인 양 신문과 방송사들이 짝을 지어 남에게 뒤질세라 앞다투어 목이 터져라 외쳐대고 있으니 참으로 기막힐 일이다.
지금 나라의 꼴은 어떤가. 기아 등 30대 재벌들의 잇단 도산과 주가 폭락 , 환율급등, 연일 최고를 기록하는 어음부도율과 입시전쟁에 이어 취업전 쟁으로 자살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 대해 나라를 책임지 겠다고 나선 이들이 지금 벌이는 일들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나라 발전의 근간이요, 국민의 생존권이 달린 이 나라 경제가 풍비박산난 까닭이 바로 저 잘난 정치꾼들의 농간 때문이 아닌가. 그럼에도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대권후보자들 가운데 누구 하나도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지 않고 오직 권력싸움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의 정도를 제시하고 최소한의 공동선만은 지켜내야 할 언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 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 언론은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정치판과 야합하여 삼류소설과 같 은 흥미 위주의 여론조사를 연일 실시하고 등수를 매기고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정치인들이 저지른 엄청난 잘못을 덮어주고 가려주는 면죄부를 남발하는 것이다. 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언론이 나라를 망 친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언론은 국가발전과 국민의 뜻과 상관없는 패거리를 동원해 정권싸움을 벌이는 정치권 보도를 역사와 국민의 이름으 로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유종반/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186-112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27일 제 18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