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사람이야기

인명구조견 책임 맡은 영국 `개도사'

불룩 튀어나온 아랫배와 하얀 얼굴에 홍조를 띤 콜린 호츠키스(50)는 전 형적인 중년 서양인이다. 올 6월까지 영국 웨스트미들랜즈 경찰의 경찰견 전문가로 지내다 지난 7월 한국에 건너와 삼성 인명구조견센터 고문을 맡 고 있다.

그는 29세 이후 지금까지 스무한해 동안을 개와 함께 살아왔다. 이 덕에 영국 내에서 28명밖에 안 되는 폭발물 탐지견 및 경찰견 국가조련사 자격 증을 갖게 됐다. 개 조련 전문가답게 그의 개에 대한 사랑은 대단하다. 함께 경찰생활을 하고 있는 둘째딸 빅토리아 부부 이야기를 하다가도 어 느새 개 이야기로 화제가 바뀌어 있을 정도다.

“개는 달아난 범인을 추적하고 실종된 사람을 발견할 뿐만 아니라 주검 도 찾아준다. 어떤 동물이 인간에게 이런 일을 해줄 수 있겠는가.” 개의 이런 매력을 신나게 말하던 그가 갑자기 풀이 죽는다. “힘이 넘쳐 나를 끌고 다니던 개가 나이가 들어 같이 걷게 되고 나중에는 나보다 뒤처져 더이상 경찰견으로 쓸모가 없어져 헤어지게 될 때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 별하는 것 같다. 수많은 개를 만났지만 헤어질 때 이 기분은 조금도 달라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영국 경찰견 제도는 사뭇 흥미롭다. 개를 맡은 경찰은 파트너 가 된 개를 집에 데리고 산다. 우리나라처럼 근무를 마친 뒤 장비를 반납 하듯 경찰견 센터에 묶어두고 퇴근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 데리고 와 함께 지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들도 개를 나만큼 사랑해야 하고 내가 없 을 때는 대신 개를 보살펴줘야 합니다. 경찰견 요원은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야 될 수 있죠.”

그는 “술을 마셔 피곤해 하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 아내보다 개가 먼저 알고 슬며시 눈치를 살핀다”며 “이런 개를 먹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 ”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프랑스 사람이 말을 먹고 한국사람이 개 를 먹는 것은 문화 차이”라고 말하는데 망설임이 없다.

강남규 기자/ 한겨레 스포츠레저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27일 제 1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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