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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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성 피부염은 아이들이 흔하게 걸리는 피부염증이다. 일반적으로 피 부가 건조해져 까칠까칠하고 붉게 변하며 붓거나, 심하면 짓물러 진물이 나고 딱지가 지기까지 한다. 이 병에 걸리면 가려운 것이 특징인데 심하 면 긁느라 잠을 못 자기도 하고 긁어서 피부에 상처가 생겨 피가 나기도 한다. 상처난 부위에 균이 들어가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플 수도 있다. 아 주 심한 경우는 심한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기도 한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흔히 태열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름과 달리 열 때문에 생기는 병은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아이들은 없 으며 어느 날 갑자기 생긴다.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에게 잘 생기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먹는 음식도 약간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먹었을 때 피부염이 심해지는 음식은 피 하는 것이 좋다.
만병통치약! 그런 것은 없다. 그리고 많은 부모들이 흔히 생각하는 단번 에 낫는 체질개선은 일단 꿈 같은 생각이란 것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 다. 아토피성 피부염이 생기면 가려울 때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고 급성 이나 심할 때는 스테로이드라는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부신피질 호르몬 연고제는 장기간 많은 양을 사용하면 몸에 흡수돼 호르 몬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피부를 얇게 만들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연고제는 얇게 자주 바르는 것이 간혹 가다 한꺼번에 많이 바르는 것보 다 낫다. 약기운이 세고 잘 듣는 연고는 부작용이 더 심할 수 있으므로 의사에게 처방을 받아 사용해야 한다.
요즈음은 아토피성 피부염의 재발을 줄이기 위해 자디텐이란 약을 사용하 기도 하고 히스토글로불린이란 약을 수년간 주사 맞히기도 한다. 또 감마 인터페론이란 약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런 약들이 모든 아이들에게 효과 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는 소아과 의사가 처방한다.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자주 재발하면 부모가 치료를 포기하는 수도 있다. 하지만 가려운 것을 내버려두면 아이들 성격을 버릴 수 있으니 다시 재발 할 것이라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좋은 약을 쓰기만 하면 치료되는 병이 아니다. 집에서 부모가 주의하는 것이 의사가 치료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집안을 깨 끗이 청소하고 18∼20도 정도의 실내온도와 40∼50% 정도의 습도를 유지 하는 것이 좋다. 목욕은 더러움을 없애는 정도로 가볍게 하루에 한번 정 도로 하고, 비누 사용은 가능하면 줄인다. 목욕 뒤 오일을 발라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면으로 만든 옷을 입히고 자 꾸 긁으면 손톱을 짧게 깎아 상처가 덧나지 않게 예방한다.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토피성 피부염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아이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줄이려면 어릴 때 모유로 키우는 것이 좋다. 계란을 먹이더라도 흰자는 돌쯤 돼서 먹이고, 생우유는 돌이 지나서 먹이는 것이 조금이라도 아토피성 피부염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알레르기가 원인 중 하나이므로 집 안에 먼지가 없어야 하고 바퀴벌레나 메밀베개와 같이 알 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것은 없앤다. 동물의 털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도 좋지 못하다.
아토피성 피부염이 오래가면 부모들도 반쯤 의사가 돼서 쉽게 진단을 붙 이고 연고를 바르기도 한다. 하지만 간혹 아토피성 피부염과 비슷해 보이 는 다른 병에 걸린 것을 모르고 연고를 함부로 바르다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병이 오래가더라도 항상 처음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아이와 부모와 의사가 인내심을 갖 고 치료해야 한다.
하정훈/ 소아과 전문의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27일 제 18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