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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초원에 황색돌풍 불까?

(사진/월드컵 4회 연속 진출을 이룬 한국. 미드필드를 강화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의 돌풍은 가능한가. 월드컵 4회 연속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룩한 한국팀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남다르다. 월드컵 본선에서 의 첫승과 16강 진출이라는 숙원을 풀려는 선수들의 각오도 단단하다. 만 약 한국이 16강을 거쳐 8강까지 진출한다면 아프리카의 ‘검은 돌풍’ 못 지않은 아시아의 ‘황색 돌풍’을 세계 축구계에 몰고올 것이다. 아시아 팀으로선 북한이 66년 영국월드컵에서 8강, 사우디아라비아가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게 전부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예선과 본선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 축구가 평준화됐다고는 하지만 수백년간 다져온 축구 선진국들의 저력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월드컵 본선은 바로 그런 축구 선진국 들이 사력을 다하는 무대다. 한국보다 FIFA 랭킹이 처지는 나라들과 겨룬 지역예선과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사실 한국은 이번 예선에서 적잖은 행운을 누렸다. 최종예선 조추첨에서 부터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의 강자들을 피했다. 그러 나 지난 96년 12월 아시안컵에서 2-6 참패를 안겨준 이란이나, 미국월드 컵 16강의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나서도 이처럼 승승장구했을까 하는 데는 의문이 남는다. 일본과의 홈경기에서 무력하게 0-2로 무릎을 꿇은 게 진 짜 실력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국 축구가 허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현 대 축구는 미드필드 장악력에서 승부가 갈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예선 내내 최용수나 고정운, 서정환 등의 활약으로 제공권과 스피드에선 상대를 압도했지만, 미드필드에선 밀린 적이 많았다.

한국 축구가 체력과 기동력을 강조하다보니 경기운영이 정교하지 못하다 는 점도 지적받곤 한다. 윤정환이나 최문식, 고종수 등은 재간도 좋고 패 싱능력도 뛰어나지만 체력과 기동력을 중시하는 차범근 축구스타일 때문 에 빛을 보지 못했다. 어느 것이 먼저냐를 가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어느 것도 버릴 수 없음은 분명하다. 한국 축구의 주득점 경로인 측면을 통한 침투작전이 남미나 유럽의 압박축구에 막혔을 경우 미드필더의 능력 은 경기를 푸는 절체절명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대인방어를 중시하는 수비조직에도 위험이 상존한다. 최영일, 이민성 등 의 1 대 1 밀착수비가 이번 예선에서 통했다고 방심할 수는 없다. 기량이 몇수 위인 본선 진출팀을 상대로도 그만한 효험을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다. 한국 청소년 축구는 지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브라질에 어설픈 대인방어를 폈다가 10골을 먹었다.

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의 돌풍은 희망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본선 첫경 기에 들어갈 때까지 약점을 보완하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 금 그걸 해야 할 때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20일 제 1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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