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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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 제발 국정에 전념하시오
김영삼 대통령에게 ‘레임 덕’이란 없어 보인다. 난세에 빛나는 처세술 이 있기 때문이다. 이쯤 되었으면 문민정부의 실정에 대해 국민들에게 용 서를 구하고 조용히 퇴임을 준비하는 게 올바른 일이 아닐까 한다. 그럼 에도 김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아들을 내세워 막후정치를 하고 있다. 더구나 국정농단의 주범인 아들 김현철씨를 석방하고 그의 똘마니들을 다 시 일선에 내보내고 있다니 정말로 실망스럽다. 자신의 살을 도려내는 심 정으로 국정에 임해도 풀기 어려운 문제가 산적한 마당에 국정보다 정권 재창출에 신경을 쓰는 것은 대통령의 몫이 아니다. 그것보다 더 서글픈 것은 아직도 김 대통령을 정치적 대부로 생각하며 정치에 임하는 정치꾼 들이다. 이제는 보스에게 벗어나 제대로 정치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정치인의 변신을 하루이틀 보아온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자기 당이 어려 울 때 등지고 나가는 것은 여지껏 보지 못했다. 기본적인 신의마저 없는 그들이 나라를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정형국/ 천리안 freeman
정권재창출 내세운 비열한 음모
표지이야기 ‘YS, 통일민주당 재건?’을 믿고 싶지 않은 심정이다. 김영 삼 대통령은 신한국당을 창당한 당사자다. 그렇다면 신한국당의 경선에서 뽑힌 후보를 지원하는 게 도리라 생각한다. 정권재창출이 요원하다는 이 유로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를 지목해 지원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 다. 그것은 민주적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정치꾼들의 단면일 뿐이다. 겸허하게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어떻게든 권력을 유지하려 든다면 추악한 말로만 있을 뿐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이인제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을 재 창출하려 했다면 신한국당 경선 과정에서 의사표시를 하는 게 옳았다. 그 때는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이제 와서 본색을 드러낸 것은 비열한 음 모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를 망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강지훈/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2가 벽산아파트 103-1204
인문학, 전통만 고집하면 자멸한다
특집 ‘위기의 인문학’은 우리 학문의 현실을 비춰보는 거울이었다. 대 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했던 나 자신도 위기상황이라는 걸 몸으로 느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전공을 포기한 채 영어와 취직시험 준비에 매달려 있 다. 인문학을 하려 해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취직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통적 프로그램만을 고집하는 인문학의 보수성에 있다. 인문학의 전통적 프로그램은 취업시장에서 필요한 종류의 기술에서 벗어난 것이다. 말하자면 현실 속에 살아있는 학문이 아니라 상아탑 속에서만 존재하는 고상한(?) 학문이다. 그러니 사회적으로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대학의 지식은 더이상 신뢰나 경배의 대상이 아니다. 자본주의 물결 속에서 고상 한 인문정신만 고집하다가는 자멸하고 만다. 인문학이 시장경제 속에서 다른 상품과 경쟁하며 비판기능과 기획자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박명삼/ 대구시 남구 대명7동 2245-6 301호
3인문학을 밑거름으로 ‘인간경영’
시국에 대해 토논하고, 철학서적 한두권쯤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며 교정에 서 사회과학서적을 읽던 대학시절이 한층 더 그리워진다. 당연하다고 생 각했고 대학생이라면 ‘의무’인 양 인문사회과학서적을 탐독했던 시절이 있었다. 무덤덤하게 지나치는 현상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고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들을 갖곤 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지고 지금도 일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현대 인문학은 ‘인간답게’ 사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고 연구 하는 학문이라 생각하고 싶다. 취업난에 밀려난 인문사회학 경시풍조에서 느껴지는 것은 그렇게 공부해서 얻어진 사회의 명성·직업이 과연 ‘인간 다운’ 경영을,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다. 첨단과학 등 숱 하게 갈려 있는 직업과 학문, 삶의 형태들. 이런 현상의 뿌리가 바로 인 문사회학이 아닌가 한다.
안형수/ 전북 정읍시 입암면 단곡리 왕심 103
내각제를 위한 디제이티 연대?
솔직히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웃긴다. 국민회의나 자민련이 연대해 후보단 일화로 정권을 교체한다는 이야기는 참으로 뜻밖의 소식이었다. 해방 이 후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경험한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진작부터 여· 야가 정권을 공명정대하게 다투었다면 그렇게 뜻밖의 소식으로 여겨지지 는 않았을 것이다. 지역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사상문제에 자유롭기 위해 , 정권교체를 위해 연합한다는 것은 명분있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 만 선거에 당선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내각제를 들먹이고 초대총리를 내정 하며 선거에 당선이라도 된 듯이 호들갑을 떠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일이라 하겠다. 누가, 어떻게 쟁취한 대통령제인가. 국민의 심중을 헤아 리지 않고 벌써부터 마음대로 정체를 결정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고 말 것이다. 연대가 야합이 아니라고 강변하기 이전에 지금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양당 관계자들은 숙고해야 할 것이다.
신현애/ 경기도 하남시 덕풍2동 371-13
끝까지 기아를 주목해야 한다
초점 ‘기아 법정관리, 검은 손은 누구’는 모든 국민이 설마 하는 느낌 으로만 받아들이던 내용을 속시원히 밝혀준 기사였다. 누구나 의심을 품 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그러나 그 의심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하면 허 탈과 분노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사실 정부의 기아해법은 명쾌하지 못했 다. 지금도 뭔가 꺼름직한 기분이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해법을 제시 하기보다는 정치논리에 휘둘리며 끊임없이 3자인수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 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3자인수는 절대 없다는 말도 신뢰할 수 없을 뿐 만 아니라 공기업화 방안도 의심스럽다. 처리대책이 재경원의 유출 보고 서 그대로인 것은 정부의 의도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이런 의심을 해 명했듯이 정부의 행동을 계속 추적해 기아가 자동차 전문기업으로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최원준/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현대2차아파트 209-101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20일 제 18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