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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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서 생명줄 던지어라, 저 형제 지쳐서 허덕인다….”
지난 11월10일 오전 서울 아현감리교회 앞 보도. 수북이 쌓인 3kg짜리 쌀 봉지 주위로 찬송가가 울려퍼졌다. 전국 기독교인들이 북한동포를 돕기 위해 벌이고 있는 쌀 모으기 운동의 하나로 이날 서울지역에서 모은 ‘평 화의 쌀’ 중간 집결대회가 열린 것이다.
쌀 모으기에 앞장선 사람들은 주로 여성들이다. 지난 9월 발족한 ‘평화 의 쌀’보내기 기독여성운동본부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여성국을 중심으로 교회협 회원 8개 교단 여성들과 기독여민회 등 기독여성단체 9 군데가 참여해 이 운동을 범교단적으로 벌여오고 있다.
이날 아현교회에 전달된 쌀은 서울 남부지역 교회와 구세군 등에서 모은 것으로 모두 5천봉지에 육박했다. 아현교회 외에도 서울 한신대와 전국 시·도단위 33곳에 마련된 중간 집결지에서 쌀을 모으고 있다.
기독여성운동본부 이문숙(43·왼쪽서 두번째) 사무국장은 “한국 교회는 일찍이 정성으로 쌀을 모아 교회재정을 돕고 가난한 이웃을 구제한 소중 한 전통을 갖고 있다”며 “지난 한가위 때 송편을 북녘동포와 나눠 먹는 마음으로 한가위부터 추수감사주일인 11월 셋째주까지 전국에서 3백t을 목표로 쌀 모으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독여성운동본부는 이를 위해 3kg짜리 비닐포장지 10만개를 교회협의회 산하 전국 교회에 배포하 고 각 가정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 국장은 “여성들이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애정을 체득하고 있으며, 주 로 집안 살림을 맡고 있어 여신도 중심으로 쌀 모으기 운동을 펼쳐왔다” 면서 “각 교회에서 서로 쌀봉지를 보내달라고 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예수가 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5천명을 먹이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았다는 ‘오병이어’의 말씀에서 보듯 쌀 모으기 운동처럼 ‘작은 것을 모아 크게 쓸 수 있는 일’도 따로 없을 것입니다.”
기독여성운동본부는 이렇게 모은 쌀을 인천항에 마련한 최종집결지로 옮 긴 뒤 11월 말이나 12월 초쯤 선박편을 이용해 북한동포에 전달할 예정이 다.
지창은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20일 제 18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