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사람이야기

노래여, 기쁨의 씨앗이여

이종일(29)씨는 노래로 기쁨의 씨앗을 뿌리고 다니는 대구의 젊은 노래꾼 이다. 이씨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에 계명대 앞 ‘탄호이저’라는 카페 에서 라이브공연을 벌인다. 올해 10월에 발표한 <돌아가지 못한 노래> < 어머니> <바람이 되어 가자> 등 11개의 자작곡을 비롯해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부를 때 살아있는 걸 느껴요.” 노래에 대한 그의 집념은 대단 하다. 중학교 2학년 때 기타를 배웠고, 고3 때는 지휘를 배우고 싶어 교 회를 다녔다. 집안사정 때문에 음대에 진학하지 못하자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신학과로 전공을 바꿨고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노래동아 리에 가입했다. 노래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도 그때였다 .

대학을 졸업하면서 이씨는 문예운동의 불모지였던 대구에 ‘소리타래’라 는 노래단을 창단했다. 현장을 직접 찾아가거나 노조 기타교실을 만들었 다. 전업주부나 무의탁 노인들을 위한 노래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지방자 치선거 때는 로고송도 만든다. 최근에는 생활동요를 주로 부르는 초등학 생들의 ‘아름나라어린이 노래단’도 지원하고 있다.

그는 민족고유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일에도 열성이다. 놀이 문화연구소를 만들어 한국적 레크리에이션 문화를 만들려고 애쓴다. 비석 차기, 풍물, 장고 등 한국의 얼이 묻어 있는 놀이와 문화는 어릴 때부터 알아야 한다는 믿음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운동회까지 쫓아다니고 있 다. 특히 그가 강조하는 놀이는 ‘강강수월래’다. 공동체 문화의 원형이 살아있는 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파트공동체운동을 위해서도 강 강수월래를 가르친다.

“생활의 감정이 솔직하게 묻어나오는 노래를 계속 부르고 싶어요.” 2백 여곡의 자작곡이 1천곡으로 늘어날 때까지 그는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노 래를 부르겠단다.

대구=김창석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20일 제 1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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