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쑥덕공론

현철 인맥도 부전자전?

경총 명예회장이자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인 이동찬씨가 최근 경총회장단의 대선후보들과 간담회에서 ‘반DJP(반김대중-김종필)’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해 정치권과 경제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이씨의 발언 은 ‘김영삼당’ 또는 ‘김현철당’이라는 논란을 빚고 있는 국민신당의 이인제 후보와 간담회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 아들에 그 아버지’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씨의 아들인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재계의 대표적 김현철 인맥으로 올해 초 검찰의 김현철사건 수사 때 김씨에게 돈을 제공 한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코오롱그룹의 아버지와 아들’이 김현철씨와 관련한 구설수에 올랐다.

이씨는 지난 11월5일 이 후보와 경총회장단의 경제간담회에서 경총회장단 이 이 후보에게 노동장관 시절 ‘무노동 부분임금’ 등과 관련해 곤혹스 런 질문을 계속하자 느닷없이 끼어들어 ‘반DJP’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 이씨는 경제정책을 토론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이 후보가 집권하면 무 엇을 할지 다 알지만 집권 못하면 소용없는 것”이라며 “나는 정치를 모 르나 일반인들은 반DJP연대를 안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누가 축이 되든, 어떤 방법이든 반DJ로 통합되면 된 다는 생각을 사람들은 갖고 있다”며 “과거 정주영씨가 표를 분산했던 때보다 문제가 심각하다.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특정후보의 대변인 구 실을 자임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코오롱그룹이 김영삼 정부 들어 신세기통신의 2 대주주로 참여한 것도 이 명예회장의 아들과 김현철씨와의 관계에서 특혜 를 받았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며 “왜 이런 미묘한 시기에 이 명예 회장이 특정인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국민회의는 유종필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재계의 대표적 김현철 인물 인 이웅렬 코오롱 그룹회장의 아버지 이동찬씨의 그런 발언은 국민신당이 황태자당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씨는 지난해 자신의 자서 전에 ‘큰손’ 장영자씨를 비난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가 장씨로부터 명 예훼손혐의로 고소당하는 등 구설수가 잇따랐다.

김성호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20일 제 1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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