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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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한꺼번에 사고를 당했을 경우 누가 먼저 사망했느냐에 따라 상속 지분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경우도 일가족 가운데 이 회장이 먼 저 사망했느냐, 아니면 딸 혜경씨나 외손자들이 먼저 사망했느냐가 명확 히 가려진다면 상속지분 문제는 훨씬 더 복잡해진다.
먼저 이 회장이 혜경씨보다 먼저 사망했다면, 혜경씨는 일단 1순위 상속 자가 된다. 따라서 혜경씨가 뒤늦게 사망했다 하더라도 혜경씨의 상속재 산을 다시 외손자들과 사위 김씨가 상속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외손자나 김씨는 이 회장의 재산을 상속받는 것이 아니라 혜경씨의 재산을 아들과 배우자(남편) 자격으로 상속받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위 김씨는 혜경씨 의 상속분을 다시 상속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혜경씨가 이 회장보다 먼저 사망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혜경씨 에게는 상속권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외손자들이 뒤늦게까지 살아있었다 면 민법의 규정에 따라 대신 외손자들이 혜경씨의 상속지분을 상속(대습 상속)받게 된다. 따라서 외손자들이 뒤애 사망했다 하더라도, 사위 김씨 는 일단 아들들의 상속재산을 직계존속(아버지)의 자격으로 상속받게 된 다. 그러나 외손자들 또한 혜경씨보다 먼저 사망했다면 사위 김씨의 대습 상속에 대한 논란은 이번 사건에서처럼 다시 불거진다.
만약 이번 사고로 숨진 이 회장의 일가족 가운데 딸 혜경씨의 가족이 아 닌 다른 누군가가 일단 구조됐다가 뒤늦게 사망했다면 그 경우에도 차이 가 생긴다. 늦게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그가 유일한 상속자가 되고, 그의 재산 상속자들의 우선순위에 의해 상속재산이 다시 이동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모든 사람이 같은 시간에 사망하고 이 회장의 손자만이 마지막까 지 살아있었다면, 손자의 상속재산은 그의 방계혈족에게 옮겨간다. 그러 나 며느리만 살아있었다면, 이번 경우와 똑같이 논란이 계속된다.
따라서 민법은 비행기사고에서처럼 누가 먼저 사망했는지를 확인하기 어 려운 경우 “모두가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본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20일 제 18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