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반이회창 투쟁, 이젠 노골적으로…

(사진/"끝까지 당내투쟁할 것인가." 민주계 비주류 의원들은 관망파 의원들을 상대로 세확산작업을 벌이고 있다.)

11월7일 김영삼 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을 계기로 신한국당 민주계가 모 임 이름을 ‘정권창출을 위한 국민연대추진협의회’에서 ‘반DJP 총연대 ’로 바꿨다. 두 단체의 성격이나 지향점은 단순한 명칭 변경 이상으로 판이하다.

‘국민연대’가 정권창출을 위해 이회창-조순-이인제 후보 등 범 여권후 보 3인의 연대를 이끌어내겠다는 ‘소박’하고 통합적인 목표를 내건 반 면 ‘반DJP 총연대’는 이회창 후보를 향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는 등 사 실상 ‘반이회창’ 투쟁을 지향하고 있다. 이들은 7일 첫 모임에서 “이 회창 총재 주변의 5, 6공 세력이 이 총재를 앞세워 대선 뒤 내각제 음모 에 편승하려 하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당내구락부 형식의 모임 발족을 선언했다. 내각제 저지라는 명분의 속내에는 ‘보스인 김 대통령 의 탈당을 유발한 이회창 총재와 그를 지원하고 있는 민정계와는 더이상 같이 못가겠다’는 감정과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비주류 주변에서는 ‘이회창 불가론’이 공공연하게 다시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비주류의 ‘총연대’는 이 총재와 민주당 조순 총재의 양당 합당 선언에 대해서도 내심 반대하는 입장이다. ‘국민연대’ 시절 3자연대가 불가능할 경우 우선 2자연대도 가능하다는 태도와 배치되는 것이다. ‘총 연대’의 합당 반대 논리는 이인제 후보를 뺀 두 후보만의 연대는 결국 여권표 분산으로 DJP 집권을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총연대 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 총재는 이인제 후보와는 연대를 할 수 없다는 이인제 배제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이 상태에서 조순 후보만 끌어들이는 것은 현재의 3자 대선구도를 고착화시키자는 것으로 D J 당선을 방기하고 대선을 포기하겠다는 음모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비주류 민주계는 이에 따라 탈당보다는 당내 투쟁을 통해 이회창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고 상처도 내겠다는 내부 전략을 세웠다. 이들 비주류가 민 정계를 내각제 기도세력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투쟁을 명목으로 당내 관망파 의원들을 상대로 세확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들이 당내 투 쟁에 일단 전념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들이 끝까지 당내투쟁을 할 것인지 아니면 중도에 탈당해 이인 제 후보의 국민신당쪽에 합류할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당내 투쟁에 대해 비주류 내부에서도 “민주당과의 합당을 반대할 명분이 적은 만큼 차라리 조기에 탈당해서 국민신당으로 가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 치권에서는 민주계가 대부분 ‘반이회창’ 노선을 정한 만큼 최대한 당내 투쟁을 벌여 신한국당에 타격을 입힌 뒤 후보 등록을 전후 해서 탈당해 국민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지금 국민신당에 가봐야 ‘국민신당=YS당’이라는 이 총재쪽의 공격에 힘만 보태줄 뿐 이인제 후 보에게 도움이 안 된다”라는 비주류 한 의원의 말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 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