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TK-PK 극적으로 합칠까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가 막판에 하나로 합칠 수 있을까. TK- 이회창, PK-이인제로 양분돼 있는 영남권의 막판 결속 여부는 이번 97 대 선의 마지막 변수라고 하겠다. 92년 대선때처럼 ‘우리가 남이가’라는 구호로 선거 막판에 영남이 단합하면 DJT연대가 맥을 못출 것이라는 일반 적인 예상 때문에 정치권 전체가 이 부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 다.

영남표의 단합은 신한국당과 국민신당으로 나뉘어 있는 여권의 재결합과 후보단일화를 의미한다. 여권 후보단일화에 대해 여권 주변에서는 선거 막판에 지지율이 높은 후보쪽으로 결국은 단일화가 이뤄지거나 단일화가 되지 않더라도 DJ의 집권을 막기 위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영남 인들이 몰표를 줌으로써 ‘실질적인’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DJ에 대한 영남인의 전통적인 거부정서를 감안한 다소 낙관적인 전 망인 셈이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을 냉정하게 관찰할 때 이러한 견해는 희망에 그칠 공 산이 커보인다. 그 근거는 첫째로 영남을 양분하고 있는 이회창, 이인제 후보 어느 한쪽도 서로 양보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2, 3위 경쟁이 엇비슷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 후보 사이의 감정의 앙금은 해소될 전 망이 보이지 않는다. 양쪽 모두 양보 의사가 없기는 하지만, 특히 이회창 후보쪽이 상대에 대한 거부감이 훨씬 더 완강하다. 이회창 후보쪽은 “설 령 선거에서 지더라도 경선에 불복한 이인제 후보는 용서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번째는 영남권이 YS에 대한 태도를 두고 남북으로 완전히 갈리고 있다 는 점이다. 즉, 대구·경북은 반YS 정서로 뭉치고 있는 반면에 부산·경 남은 ‘그래도 내 식구’라는 YS 감싸기 정서가 강해지고 있다.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낮았던 대구·경북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YS와의 결별노선을 걷기 시작한 이후 거의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사실은 이 를 입증한다. 대구 출신의 한 의원은 “TK는 지금 반YS 정서가 반DJ 정서 보다 훨씬 강하다”면서 “이제 이회창 후보가 중도 사퇴하면서 ‘우리가 남입니까. 이인제 후보를 밉시다’라고 해도 TK표는 기권하면 했지 이인 제 후보쪽으로 몰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회창 후보가 김 대통령과 싸우는 대치전선을 유지하 는 한 이번에는 지난 92년 대선 때처럼 TK가 PK의 손을 들어주는 식의 영 남표 결집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순전히 이론적이 기는 하지만 반대의 경우, 즉 PK가 TK를 미는 영남표의 결집은 가능하다 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PK의 정서는 이회창 후보가 반YS를 선택한 뒤 이 인제 후보쪽으로 표가 쏠리기는 했지만, 일단 반이회창 정서는 아직 아니 기 때문이다. 또 이 경우에는 이회창 후보와 김 대통령, 민정계와 민주계 의 극적인 화해를 전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PK의 지지자 바꾸기는 상대적 으로 그만큼 쉽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