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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골프장인가

남양주시 화도읍 치산리. 수도권 1천5백만명의 상수원 팔당댐으로 흘러드는 북한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고래산을 등지고 자리잡은 마을이다. 조상대대로 수려한 경관을 벗삼아 조용히 살아오던 마을사람들에게 지난 10월13일과 17일 봉변이 들이닥쳤다.

89년 허가를 받아놓고 그동안 공사가 진척되지 않았던 골프장 공사를 재개한다고 2백80여명의 용역반원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마을사람들은 마을의 수호신격인 고래산이 망가지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 더구나 고래산은 광역 상수원보호 1구역 안에 자리잡고 있어 철저히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었다.

용역반원들과의 몸싸움으로 마을주민 14명이 다치고 51명의 주민들이 연행돼 그 가운데 10명이 형사입건되고 21명이 즉심에 넘겨졌다.

그래도 주민들은 물러서지 않는다. 조상들이 그러했듯 자연 그대로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골프장으로 얻어질 이익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사진·글 이정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