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엽서

한겨레21 제178호를 읽고

한국 축구의 성장은 여럿의 공

표지이야기 ‘차범근 축구의 승리’가 신선했다. 온국민의 관심이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에 쏠린 가운데 한국 축구가 되살아나는 이유를 제대로 짚 었다고 생각한다. 차범근 감독은 전술이 탁월하기도 하지만 실력을 뒷받 침하는 운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의 비약적 성장이 차 감독만 의 작품은 아닐 것이다. 승부사 박종환 감독, 용병감독 비쇼베츠와 기술 고문 크라머 등이 뿌린 씨앗을 제대로 관리해 수확한 것이라면 지나친 생 각일까. 그런 면에서 차 감독을 다른 감독과 비교해 돋보이는 점과 보충 해야 할 점 등을 정리했으면 종합적인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 무조건 뛰기만 하는 ‘캥거루 축구’를 벗어난 것은 분명히 과학적인 축구의 결실이다. 그런 면에서 스포츠 과학의 이모저모를 소개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유명훈/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2가 벽산아파트 103-1204

아직은 갈고 닦을 게 더 많다

청소년 축구가 브라질에 참패를 당하자 <한겨레21>은 ‘한국 축구에 머리 가 없다’며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신랄하게 해부했다. 그 기 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 축구 가 선전을 펼치자 <한겨레21>은 표지이야기에 주먹구구식 전술이 줄어들 고 과학적인 전술이 자리를 잡았다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우 씁쓸한 기분을 느낀다. 평소 스포츠를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으로 얼마 전 한국 축구를 나름대로 진단·평가했던 기억을 뒤로 하고 몇번의 승리에 독자들 을 현혹시키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사실 한국 축구는 아직까지 특 유의 끈기와 집념 그리고 운에 의해 승리했다고 보는 게 옳지 않나 한다. 냄비식으로 결과만 놓고 흥분하지 말고 정말 한국 축구에 머리가 없다는 내용처럼 자기 몸을 자르는 뼈아픈 말이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 우리는 네번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 그러나 본선에선 지금껏 1 승도 거두지 못한 게 한국 축구의 현실임을 기억해야 한다.

김재도/ 울산시 동구 화정동 851-3 현대 파라다이스아파트 705-808

꼴불견 정치권, 제대로 반성하라

특집 ‘정치학도들이 뽑은 정치판 꼴불견 10가지’는 기획력이 돋보였다. 다른 언론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기사였기에 말이다. 대학생들이 정치권 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F학점에 가까운 D 학점을 맞은 정치권은 각성해야 것이다. ‘전·노 사면설’을 거침없이 주장하고 민주주의적 원리에 입각한 경선을 불복하는 등의 행위를 누가 인정하겠는가. 대선후보들은 대학생들의 톡 쏘는 말을 깊이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말 왜 이 모양 이 꼴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앞으로 2개월여 의 시간이 남아 있다. 대선후보들은 달라진 면모를 보이기 바란다. 그것 은 대학생들의 요구만이 아니다. 우리 국민 모두는 진실로 나라를 위해 비전을 제시하는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다. 다음에 이런 설문이 있을 때는 호의적인 평가가 압도적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덕호/ 전북 군산시 경암동 668-1 11/3

재벌 줄서기의 폐해에 주목해야

진단 ‘대선자금, 나침반이 없다’는 최근의 비자금 정국을 암시한 기사 였을까. 돈으로 선거를 치르는 것은 이제 마감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재 벌의 줄서기를 다룬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것도 10월 말 이후에 본 격화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물론 현재의 대선정국을 바라보는 재벌의 시각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좀더 근본적인 측면에서 재 벌의 줄서기를 분석하고 올해의 움직임은 작은 기사로 다뤄도 되지 않았 을까 한다. 이를테면 재벌의 정치권 줄서기로 인한 폐해를 집중 분석하고 앞으로는 불법적인 정치자금이 유입될 통로를 완전히 차단해야 된다는 식 으로 말이다. 하지만 기사는 정치자금을 ‘관행’으로 인정한 느낌이다. 수백만 당원이 있는 정당이 당비로 운영되지 못하는 현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김현진/ 서울시 관악구 신림8동 567-20

한국을 얕보는 미국의 내정간섭

초점 ‘한국자동차 떡잎부터 잘라라’를 읽고 미국의 오만불손한 태도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아직도 약육강식의 논리로 약소국에게 칼 을 휘두르고 스스로 불공정 무역을 자초하면서 적반하장격으로 상대국에 책임을 전가시킨다. 최근 미국의 한국에 대한 개방압력과 각종 통상에 관 한 요구조건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여태껏 미국의 요구하 면 말 한마디 못하고 무조건 내주고 따라갔던 줏대없는 통상외교로는 세 계화·개방화 시대에 경쟁력마저 상실하고 말 것이다. 만약 이번에 미국 의 압력에 굴복하면 우리의 자동차 산업은 회복불능에 빠질 것이라는 것 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에도 특별소비세 인하 등 미국의 요구 를 받아들였음에도 계속 무리한 조건을 들고 나오고 우선 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한 것은 우리를 얕보는 행위다. 미국이 우리의 내국세제 개편까지 거 론하는 것은 내정간섭이고 조세주권 침해행위다.

박옥희/ 부산시 사하구 신평2동 신익아파트 104-408

아름다운, 그러나 너무 순수했던…

논단 ‘마더 테레사, 부자들의 성녀’는 참으로 놀라운, 충격적인 글이었 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테레사 수녀에 대한 여러 글에서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삶이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 볼 만큼 고귀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아름 다움이 너무나 순수했기에 또다른 면은 보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 도 드는 게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도 이 점은 많은 시사점을 주는 것 같 다. 자유와 정의, 사랑의 삶을 산다고 자부하는 이들도 어느 순간 항상 생각하는 누군가의 가슴에 못을 박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다. 아울러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생각이 경직되어 이런 실수를 하며 사는 것 은 아닌지를 말이다. 그리고 다짐해 본다. 좌·우의 날개로 나는 새가 되 겠다고.

오흥녕/ 서울시 성북구 안암동5가 고려대 역사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