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클린턴, 바지를 벗어야 하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성기’가 재판대에 올랐다. 지난 10월13일 미 국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그가 아칸소 주지사 시절 자신 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하는 전 아칸소 주정부 직원 폴라 존스(30) 사이의 민사재판이 시작된 것이다.

70만달러의 손해배상금이 걸린 이번 재판에서 원고쪽의 주장은 매우 구체 적이어서, 사상 최초로 대통령 임기중 민사재판 피고가 된 클린턴의 체면 을 구겨놓고 있다. 존스의 진술에 따르면 지난 91년 당시 아칸소 주지사 였던 클린턴은 존스를 리틀록의 한 호텔방으로 불러들인 뒤, 돌연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성기를 드러낸 채 “당신의 몸매를 사랑해”라며 오럴 섹스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존스는 자신의 이런 주장을 뒷받 침하기 위해 경황중에도 클린턴의 성기 특성을 자세히 봐 뒀다며, 이를 묘사해 언론에 공표해 버렸다.

존스가 묘사한 클린턴의 성기는 발기할 때 심하게 휘는 게 특징인데, 의 사들은 이런 증상이 ‘페이로니’라는 비뇨기 질환에 따른 것으로 90도까 지 휠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이 밖에도 존스는 사마귀와 점 등 여러 가 지 특징들을 묘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클린턴쪽 변호인인 로버트 베넷 변호사는 백악관 건강진단의 일환으로 철저한 피부조사를 한 결과 “대통령의 그 부분에는 점이나 사 마귀, 종양 같은 것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17일 열린 두번째 공판에서 피고인 클린턴쪽은 존스의 옛 남 자친구와 전 직장의 고용주들을 증인으로 불러 존스의 평소 행실이 문란 했으며 원고쪽 주장의 신빙성이 희박함을 강조하는 한편, 존스의 소송비 용을 극우단체들이 상당 부분 분담하고 있음을 들어 사건 자체가 정략적 음해임을 입증하려는 전략으로 맞섰다.

내년 5월로 판결이 예정된 가운데, 약 7개월에 걸친 재판과정에서 클린턴 의 법정 증언 여부와 함께, 판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그의 성기 특징에 대한 양쪽 주장의 입증 절차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관심거리다.

임민 기자/ 한겨레 국제부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