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월드시리즈 망신살 뻗치네

(사진/월드시리즈에서 격돌한 두 팀의 시즌 성적이 신통치 않아 화제를 낳고 있다.)

미국도 프로야구의 왕자를 가리는 월드시리즈가 한창이다. 10월19일부터 클리블랜드 인디언즈와 플로리다 말린스가 월드시리즈 챔피언 자리를 두 고 일합을 겨루고 있다. 그러나 미국 야구계는 이번 월드시리즈를 두고 말이 많다. 아메리카리그 플레이오프 진출팀 가운데 가장 적은 승수를 올 린 클리블랜드가 월드시리즈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플로리다는 정규리그 지구 2위팀 가운데 승률이 가장 높은 팀에게 돌아가는 와일드카 드를 쥐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리그 챔피언시리즈에서 1위로 올라온 애틀 랜타를 밀어뜨리고 월드시리즈에 올라왔다. 그래서 미국 야구계에서는 이 번 월드시리즈를 ‘Weird Series(수상쩍은 시리즈)’로 부르고 있다.

이렇게 월드시리즈 진출팀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올라온 두 팀이 왕좌를 다투기는 미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이다. 이에 대해 플로리다 감 독 짐 레이랜드는 “두팀 모두 현재 월드시리즈에 올라와 있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일출한다. 그는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클리블랜드도 할 만큼 하고 올라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번 월드시리즈가 볼거리없는 시합으로 전락할 것같지는 않다. 박찬호의 활약으로 본고장 야구의 맛을 알게된 국내 팬들이 주목해 볼 점 은 미국 최고 투수들의 경쟁이다. 클리블랜드는 데이비드 저스티스와 매 니 라미레즈, 샌디 알로마 등이 버티는 막강 타선만큼이나 오렐 허샤이저 와 찰스 내기, 채드 오기아가 주축을 이루는 선발 마운드가 철벽으로 알 려져 있다. 플로리다 역시 지난 겨울 8천9백만달러(약 8백억)를 쏟아부어 사들인 게리 세필드와 바비 보니아, 모이제스 알루, 제프 코나인의 타격 과 함께 예리한 싱크를 주무기로 삼는 에이스 캐빈 브라운과 쿠바출신 신 예 리반 헤르난데스로 짜여진 강력한 투수진을 자랑한다. 이 투수들의 배 짱과 위기 돌파력, 승부구를 눈여겨보면서 내년이나 내후년의 박찬호가 월드시리즈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는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