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덕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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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16일 부산 김해 가락국 김씨 시조인 김수로왕릉에서 열린 김해 김씨 추향대제는 고유제를 둘러싸고 자칫 여야 지지 후손들간에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질 뻔했다. 올 연말 대선후보로 나선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쪽 이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함께 이날 김해 김씨 조상에게 출마를 아뢰는 고유제를 올리기로 계획했으나, 신한국당 지지 후손들이 이를 적극 저지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것이다.
이들이 고유제를 반대한 표면적인 이유는 ‘김대중 총재는 원래 김해 김 씨가 아니다’라는 것이었으나, 실제로는 여론조사상 선두를 달리는 김 총재를 견제하겠다는 속셈이 짙게 깔려 있었다.
결국 국민회의와 신한국당 지지 후손간의 알력은 김종필 총재쪽이 후보 단일화 이후에 고유제를 지내자고 중재를 섬으로써 충돌 직전에 해소됐다 . 그러나 이날 해프닝은 선거를 앞두고 혈연을 끌어들이기 위해 진흙탕 싸움도 마다않는 우리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김종철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30일 제 18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