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하는 재벌/고합그룹

경영진, 영입인사가 압도적

(사진/이수강 고합·고합물산·고합종합건설 회장. 이상운 그룹 부회장(왼쪽부터))

고합의 경영진은 공채 출신보다 외부 영입인사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특징이다. 장 회장을 제외한 그룹 회장단과 계열사 대표이사 이상 최고경 영자 15명 가운데 순수공채 출신은 고합정밀화학의 박홍근 대표이사 상무 한명뿐이다. 외부영입이 많은 까닭은 고합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빠 른 속도로 사세를 키워왔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인재등용에서 사내외를 구분하지 않는 장 회장 특유의 인사 스타일이 낳은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는 평소 정경유착과 부동산투기, 친인척 경영참여 금지와 함 께 영입인사와 공채출신 차별금지라는 ‘4불’원칙을 강조한다. 외부인사 영입이 효과적으로 되면 인적자원의 보강과 함께 기존조직의 활성화라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고합 안에서는 공채출신은 이사대우 가 마지막이라는 불만도 적지 않다. 때로는 장 회장의 외부영입이 지나치 게 즉흥적인 경우도 있다. 영입 임원이 몇달이 되도록 일이 없어 자리만 지키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고합의 회장단으로는 장 회장 외에 김종하 고합뉴욕생명 회장, 이수강 고 합·고합물산·고합종합건설 회장, 이상운 그룹 부회장 등 3명이 있다. 김 회장은 고합과 고합물산의 사장을 역임하며 그룹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사실상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고합물산 회장으로 영입된 이수강 회장은 삼성중공업 상무와 쌍용중공업 전무, 한국중공업 사장을 지낸 전문경영인으로 올해 초부터 고합과 고려종합건설 회장까지 겸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전경련 공채1기 출신으로 이 회장 영입 전까지는 장 회장 부재시 그룹을 대표해 온 2인자였다. 올해 초 고합 부회장에서 그룹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사장단협의회를 주재하며 장 회장의 분신 구실을 하고 있다.